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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3-29 23:03 (금)
전공의 폭력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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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력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엄벌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8.3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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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을 입을 의사는 폭력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 보인다. 주먹을 휘두르거나 욕설을 하고 그와 비슷한 폭언을 하며 성적 괴롭힘이 존재하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병원에서는 언제나 절도 있고 준엄하고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조치 외에 그 어떤 다른 요인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의사폭력과 병원 내 부조리가 얼마나 많은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되레 병원의 폐쇄성과 의사간 위계질서 때문에 다른 집단보다도 폭력적이고 근무자들에게 더 위험한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반영 하 듯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서울대병원 암 병원에서 ‘병원 내 젠터 폭력의 권력구조와 피해자 중심 해결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권력구조에 의한 폭력을 막아보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방법을 시급히 찾아보기 위해서 였다. 제목에서 이미 나와 있듯이 중심주제는 병원 내 폭력 및 성폭력 처리규정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이다.

거창해 보이는 이같은 문구는 전공의들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얼마나 그들의 상급 의사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는 지난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국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수련환경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는 무려 71.2%에 달했다. 거의 대부분이 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주먹질이나 발로 걷어채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신체 폭력은 열에 두 명 꼴로 당했다.

이밖에 성희롱은 (20.3%), 성추행(10.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쯤 되면 흰 가운 뒤에 숨겨진 무서운 두 얼굴의 집단을 그려보게 된다. 문제는 여전히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토론회를 주관한 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폭력이나 성폭력은 당연한 인권의 문제임을 전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병원이라는 한 정된 공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당 병원을 사직하더라도 계속 같은 위계 내에 놓여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어렵고 피해사실을 폭로하기 힘들다는 것.

병원의 폐쇄성은 더욱 견고해 이 같은 폭력을 당해도 원내 절차에 따라 환경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설사 용기를 내 문제를 제기하면 강남세브란스 병원사태에서 보듯이 학회나 논문 문제를 악용해 피해자를 되레 압박하기 때문에 2차 피해는 물론 피해자는 더욱 힘든 상황에 노출된다는 것.

피해 전공의는 보호받기 보다는 전공 병원이나 전문 과목 학회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극심한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수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알려 봤자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되레 자신의 피해만 늘어간다면 피해자는 더욱 음지로 숨어들 수 밖에 없다. 물론 전공의 수련환경을 담당하는 창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무국은 대한병원협회 산하로, 업무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로 이전 논의에서 수차례 문제 제기됐으나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

다른 폭력도 그렇지만 원내 폭력은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 전공의가 폭력을 당한 뒤 제대로 환자 돌봄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폭력을 당한 전공의가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고 가해자가 처벌받는 그런 분위기 정착이 시급하다. 폭력을 휘두르는 의사가 병원에서 더 이상 존재 할 수 없도록 강한 패널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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