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의 연구팀이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스크립스 연구소 연구팀은 뇌 세포에 있는 한 수용체를 활성화할 경우 알코올 중독 치료와 일부 금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5일 국제학술지 이뉴로(eNeuro)에 게재됐다.
스크립스 연구소의 부교수인 올리비에 조지 박사는 “이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알코올 중독과 관련이 있는 새로운 분자 표적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결국에는 알코올 중독뿐만 아니라 다른 약물 중독에도 효과가 있는 새로운 의약품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학자들은 2005년에 GPR139라는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를 발견했다. GPCR들은 뇌 신호전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부는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다.
이후 GPR139는 주로 고삐핵(하베눌라)라는 부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지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약물 및 알코올 금단 증상 도중 고삐핵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GPR139가 중독과 연관이 있는지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GPR139를 활성화시키는 JNJ-63533054라는 물질을 비-알코올 의존성 수컷 쥐 12마리와 알코올 의존성 쥐 17마리에 경구 투여했다. 이 물질은 알코올에 의존하지 않는 쥐의 알코올 섭취 또는 알코올 중독 쥐의 수분 섭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알코올 중독 쥐의 알코올 섭취는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JNJ-63533054는 알코올 섭취량이 가장 높고 강박성 음주행동을 보이는 쥐에게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지 박사는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고 금단증상을 겪을 때 이 수용체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대개 알코올 금단증상을 겪을 때 통증 역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알코올 금단증상을 겪는 쥐 17마리의 통증 역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JNJ-63533054 투여 이후 쥐들의 통증 역치가 높아진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효과는 강박성 음주행동 수치가 가장 높은 쥐에서 가장 강했다.
최종적으로 연구팀이 JNJ-63533054를 쥐의 뇌에 주입한 결과 고삐핵에 주입했을 때만 알코올 섭취가 감소했으며 다른 뇌 부위에 주입했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뇌 부위의 중요성이 확인됐다.
조지 박사는 이 표적이 좋은 점은 뇌에서만 발현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제한적이며 의존성이 없는 경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의약품으로 만드는데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박사 연구팀은 GPR139가 다른 유형의 중독 및 금단증상과도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 수용체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물질들을 찾아내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