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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약사제도인가, 방문의사제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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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약사제도인가, 방문의사제도인가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6.28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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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만 해도 왕진의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왕진의사가 들고 다니는 갈색이나 검은색 가죽으로 된 왕진가방에는 청진기나 주사제, 소독약이나 거즈 등 다양한 의료용품이 들어 있었다. 이들은 시골이나 오지를 찾아 다니면서 건강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왕진가방을 들고 다니는 왕진의사를 찾아보기는 어렵게 됐다. 의료 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행하는 의료봉사활동이 왕진을 대신하고 있지만 과거 활발했던 왕진 제도에는 비교할 수 없다.

왕진제도( House call)를 오늘날 다시 부른 다면 방문의사제도 정도가 될 것이다. 이 방문의사제도가 최근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방문약사제도 대신 방문의사제도가 낫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먼저 건보공단과 약사회가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오는 7월부터 방문약사제도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는 황당한 것이고 따라서 유감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방문약사제도는 의사의 처방권,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침해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약사가 임의로 환자의 의약품 투약에 개입하고 의사 본연의 일인 처방에 간섭해 불법의료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따라서 방문약사제도에 드는 재정을 방문의사에게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의협이 이처럼 발 빠르게 방문의사제도를 들고 나온 것은 방문약사제도 뿐만 아니라 약국자살예방사업이나 그 이전에 추진됐던 세이프약국 금연서비스, 건강서울 페스티발 등 일련의 약국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이런 제도는 의사의 고유 권한인 처방이나 진찰 등의 불법적 행위 가능성이 일어 날 수 있다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다.

의사가 아닌 약사가 의료기관이 아닌 약국에서 상담과 진단, 처방 등 의료행위를 하는 세이프약국은 심각한 무면허 의료로 세이프약국 약력관리,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약사를 통해 이런 활동에 재정을 투입하는 대신 방문의사제도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왕진이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은 교통비 정도에 불과한 낮은 수가가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취약지의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해서는 의료는 의료전문가에 맡겨야 한다고 의협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을 돌리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상대가 있는 현안에 대해 좀 더 전향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을 들고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뒤늦게 유사정책으로 맞불을 놓는 것은 보기에 모양새가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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