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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역주행과 일차의료기관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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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역주행과 일차의료기관의 태도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6.25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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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등 가벼운 질환은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비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대학병원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큰 병원이 작은 질환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믿음이 많을수록 동네의원들의 경영난을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경 질환 환자는 동네의원을 가고 중증질환자는 병원이나 대학병원을 가도록 하는 이른바 의료전달체계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국민의료보험 실시와 함께 시작된 의료전달체계는 역사가 깊은 만큼 지금쯤 완전히 자리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인 것이다.

따라서 동네의원들은 늘 불만이 많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제도 정착에 나서줄 것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가 의료계를 위해 진정한 의료전달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달체계 앞에 진정한 이라는 형용사를 넣은 것은 껍데기만 그렇기 때문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을 것이다.

모인 이들은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 적용방안’을 의결한 것을 크게 주목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음 달부터 입원료마저 역전시켜 1차 의료기관의 존립 자체를 뿌리 채 흔들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진비까지 없어진 마당에 이런 현상은 대형병원의 내·외과 외래에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2, 3인실 보험 급여화로 인해 병실료 역전현상이 일어나 의료전달체계의 질서보다는 역주행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자들이 너무 쉽게 3차를 가기 때문에 1차와는 차등을 줘서 막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진찰료 개편 효과 역시 지지부진한 것을 문제로 삼았다.

문재인 케어로 의원급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의료전달체계 마저 무너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

1차 의료를 살리기보다는 죽이는 것은 저수가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환자가 1차 의료기관 대신 좀 더 규모가 큰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 친절하고 더 잘 치료하고 과잉진료나 허위진료가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 정부가 나서더라도 문제해결은 쉽지 않다. 정부의 정책보다는 환자들의 이런 마음을 바꾸기 전에는 의료의 역전현상은 되돌리기는 어렵다.

지금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의원뿐만 아니라 치과의원이나 한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의료 질이나 환자를 대하는 태도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환자들은 의료진이 자신을 환자로 보는지 아니면 수익창출의 과정으로 보는지 알아챈다. 치료를 위해 신경을 쓰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의원을 보는 환자들이 늘어날수록 1차 의료기관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가족 주치의처럼 따뜻하고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환자를 돌본다면 굳이 비싼 3차 기관으로 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환자들이 몰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기반성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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