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연관학회 통합 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18’이 14일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에서 막을 얼였다.
The Liver Week의 든든한 후원자로 함께해온 BMS와 길리어드, 애브비가 원형의 공간에 나란히 자리했다.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3사가 한 공간에 동그랗게 모여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특히 이 공간에는 경쟁사로 자리를 옮긴 마케터들도 있어 순환하듯 배치된 부스가 더욱 눈길을 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각 사의 부스 타이틀이다. 가이드라인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급변하는 간염 치료제 트렌드가 타이틀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른바 닥순(다클린자+순베프라)요법을 통해 DAA(Direct Acting Antivirals) 시대를 연 BMS는 바라크루드만을 메인으로 내걸었다.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조합은 C형 간염에 있어 ‘치료 받는 환자도 힘들고 치료하는 의사도 힘들다’던 인테페론 시대의 종말을 가져온 DAA의 실질적인 1세대다.
인터페론보다 편하고 강력하면서도 훨씬 더 저렴한 약가로 시장에 진입, 최근에 소개되는 치료제들에 비해 부족함은 있었지만 1세대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보다 강력하고 내약성까지 우수한 후발주자들의 파상공세에 설자리를 잃고 이제는 뒤켠으로 물러났다.
닥순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가 다시 BMS의 간판을 독차지했다.
바라크루드 역시 강력한 맞수 비리어드의 등장에 특허만료까지 이어지며 크게 위축되긴 했으나 여전히 원외처방 시장 10위 안에 들어설 정도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길리어드와 유한양행은 최근 적응증을 확대하며 다시 한 번 입지를 다지고 나선 C형 간염치료제 하보니와 소발디를 선두에 세웠다.
다른 DAA제제들에 비해 간편하고 강력한 치료옵션이라는 평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라는 지적을 동시에 받았던 이들은 최근 경쟁제품들과 같은 수준으로 약가를 낮추며 적응증을 확대했다.
공교롭게 애브비가 8주 요법의 범유전자형 C형간염 치료제 마비렛을 출시한 시기와 맞물리며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마비렛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어 기존의 시장 지배력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보니와 소발디에 이어서는 지난해 특허만료된 비리어드와 비리어드의 단점을 개선해 출시된 베믈리디를 세웠다.
신질환과 골질환에 대한 이상반응을 줄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비리어드의 기세에 밀리고 있는 베믈리디가 기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마비렛의 등장과 함꼐 “비키라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 애브비는 세대교체를 의미하듯 두 그룹간의 배치를 확연하게 달리했다.
전체적으로는 한 발 먼저 시장에 진입한 비키라+엑스비라 조합의 색채가 조만간 출시될 마비렛보다 어두운 분위기다.
마비렛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범유전자형 C형 간염 치료제로 비대상성간경변이나 닥순 실패환자 외에는 모두 강력한 효과를 입증, 집안 경쟁자인 비키라+엑스비라 시대의 종말은 물론 C형 간염 유전자형 검사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내약성도 우수하고 약물간 상호작용도 크지 않아 유전자형 검사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유전자형별로 이전 치료경험에 따른 치료 기간이 달라 실제 ‘유전형 검사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지난 2015년 Liver Week 기간에는 다클린자+소발디의 급여 진입과 소발디의 식약처 허가 취득이 이어져 대회 중 부스 배너가 대거 교체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간염 치료제 시장이 내년에는 이들의 부스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지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