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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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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습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4.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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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지난 2014년 6월 18일 노환규 전 회장의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열린 제38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추무진 회장이 당선됐다.

그리고 10개월 뒤인 2015년 3월 20일 치러진 제39대 의협회장 선거에서 38대 회장이었던 추 회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에 성공했지만 추 회장의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있었다. 의협회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막중한 책임감과 산적한 의료현안이 그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한 것.

보궐 선거 때로부터는 3년 10개월, 재선 때부터 따지만 3년이 지난 2018년 4월,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까지 마무리 지은 추무진 회장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는지 훨씬 밝아보였다. 오는 30일 퇴임식을 앞두고 있는 추 회장은 기자와 만나 지난 4년여간의 임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제38·39대 의협 회장 추무진
추무진 회장은 4년 전 처음 취임했을 때 의협의 상황에 대해 “혼란기였다”라고 평했다.

당시 의협은 제37대 회장인 노환규 전 회장을 역사상 최초로 불신임하고, 보궐선거를 실시하는 의협 역사상 손꼽을만큼의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제38대 회장에 당선된 추무진 회장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추 회장은 “지난 2014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을 때는 의협이 혼란기였다. 그때 느낀 건 회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의협이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이것이 38대 집행부가 해야할 가장 큰 일”이라며 “협회를 안정시키는데 총력을 다했고, 그 바탕 하에서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 그 덕분에 재선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39대 회장이 됐을 때는 당선이 됐다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39대 회장이 됐을 때 원격의료, 보건의료규제기요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 협회가 해나가야할 임무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여기에 어려운 재정문제도 있었다. 지난 2014년 회비 납부율이 굉장히 낮았고, 2015년 정기대의원총회에선 의협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며 “39대 집행부는 어려운 재정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책무도 있었기에 이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고 지적했다.

추 회장은 “협회 내부의 일이나 정책적인 일 뿐만 아니라 점점 어려워지는 개원가 상황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회원들이 처해있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했기 때문”이라며 “39대 회장이 됐을 때는 38대와는 다르게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억에 남았던 순간과 가장 아쉬웠던 순간
4년여간의 임기 중 어떤 순간이 추무진 회장의 기억에 남아있을까?

추 회장은 “한순간 한순간이 다 중요했고, 하나 하나가 다 위기였다.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4년이었다”며 “주말도 없이 여러 곳을 다녔는데, 38·39대 통틀어 시도의사회 및 직역단체 행사 등을 참석한 횟수를 세어봤는데 1년에 250회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9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협회가 주도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몇 가지를 미약하나마 진행했었던 거 같다”며 “전공의특별법은 의료계가 법안을 내는 등 스스로 진행했던 사안으로, 이로 인해 의료계 내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졌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도 보건복지부와 함께 늘어나는 만성질환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고민했던 사업이다. 의사회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같이 해나갔다”며 “촉탁의 제도도 이제까지 요양기관에만 관심을 갖다가 의료시설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의료사각지대에 대해 제도를 개선하게 된 의미있는 변화”라고 전했다.

 

또 그는 “특히 정책적인 면에선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의료전달체계에 대해서도 협회에서 안을 만들었다”며 “노인정액제, 차등수가제도 회원들에게있어 환자들과의 갈등을 실질적으로 없애주는 개선이었다. 의사와 환자 간 갈등관계를 없애고,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가장 아쉬웠던 기억으로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꼽았다.

추 회장은 “통계를 봐도 상급종합병원의 수입이라든지, 병원 비중 뿐만 아니라 외래환자 숫자 증가율도 유의하게 차이가 나고 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도 대비 2017년도 요양급여비용 증가율을 살펴보면 종별 상관없이 병원급은 전부 4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의원급은 30%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4년에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3대 비급여가 없어진다고 했을 때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됐어야 했다. 그러지 못해 환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에게도 의료이용에 있어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 의협에서 이에 관심을 갖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안건으로 올라왔는데, 이는 차기 집행부가 해야 할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추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있었던 두 번에 걸친 불신임 임시대의원총회와 임기 중 단식투쟁을 두 번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가지 아쉬운 것은 두 번의 불신임 임총은 소통의 부족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 집행부에게 바라는 것
추무진 회장은 차기 집행부에 대해 따로 당부하고자 하는 말을 남기기보단, 이번 정기대의원총회에서서 느껴진 분위기를 언급했다.

지난 22일 열린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선 최대집 당선인의 투쟁에 적극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보였다.

현실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인수위의 의견에 따라 각각 15%씩 인상한 임원 인건비를 각각 15%씩 인상했고, 기존의 ‘투쟁 및 의료법령 특별회비’의 명칭을 ‘투쟁회비’로 변경하고, 가·나 회원은 1만원에서 3만원으로, 다·라 회원은 5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했다.

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할 수 있다는 권고안도 통과됐으며,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 규모 집회 개최 비용 3억원을 신설하는 등 최 당선인의 투쟁에 보탬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안들이 통과됐다.

추 회장은 “투쟁회비를 인상해줬고,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결의문도 그렇고, 대의원들이 새 집행부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에 임원 인건비를 15% 인상했는데 지난 집행부에선 경비를 줄이기 위해 임원 월급을 3%씩 삭감했다가 나중에 협회 재정이 좋아진 다음에 원상복귀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임원 인건비를 15%씩 인상해준 것은 새 집행부에 대한 큰 기대감과 함께 열심히 일을 해달라는 당부라고 생각한다”며 “새 집행부도 회원들의 뜻에 맞게 잘 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기대가 높다는 것은 새 집행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추 회장은 차기 집행부에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이번 정기총회 부회장 선거에서 여의사가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한 부분이 마음에 걸린 듯, 추 회장은 “한국여자의사회는 독립된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대의원수 배정 등에 대해서 여러 문제가 있다”며 “이번 부회장 선거에서도 여의사가 한 명도 선출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39대 집행부는 다양한 직역, 지역을 배려했는데, 40대 집행부에서도 이를 이어나갔으면 한다”며 “상임이사를 구성할 때 다양한 직역과 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특히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인 추무진
오는 30일 퇴임식을 끝으로 대한의사협회장으로서 추무진 회장의 일정은 모두 마무리된다. 추 회장에게 의협을 떠난 이후의 계획에 대해 질문하니 “개원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추 회장은 “조금 쉬면서 개원을 알아보고,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읽으려고 한다”며 “주말도 없이 일을 했기 때문에 건강관리도 하면서, 좋아하는 등산도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원들에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의사들의 전문가로서 위상은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로부터 나온다”며 “우리의 주장을 펼치고,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집행부를 중심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전 회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협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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