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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의 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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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의 꿈과 현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4.0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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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속 시원히 털어놨다. 개인이나 교수시절 혹은 의원 재직 시 보여줬던 언행에 비추어 그가 과연 어떤 말과 행동을 보여 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더군다나 정권의 실세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상황이니 그의 행보에 당연히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는 생각했던 보다 신중했다. 

300병상 이하 병원의 퇴출이라는 다소 쇼킹한 발언은 몇 차례 있었지만 그 것만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는 예의 묵직한 돌직구를 사정없이 날렸다. 첫 번째 발언은 건보공단의 위상제고와 역량강화였다.

공단이 단순히 보험료를 부과하고 징수하는 위탁집행형 공공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건보제도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하며 그러기 위해 자신은 유지 관리형 이사장이 아닌 주춧돌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티격태격 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보였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관계도 경쟁이 아닌 협업의 파트너임을 분명히 했다. 

서로가 따로 활동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고 같이 하는 연구가 늘어야 하는데 벌써 높은 수준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자신이 퇴임하는 3년 후에는 국민은 물론 정부안에서도 공단의 위상이 크게 높아져 있을 것임을 장담했다. 복지부가 결정하면 공단이 집행하는 단순한 역할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이를 위해 취약한 부문인 연구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인력을 보충하겠다는 것. 

보험자병원으로 설립된 일산병원에 대해서도 수가나 급여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보여 어떤 식으로든 해당 병원에 대한 수술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도 뼈있는 의중을 과감히 드러냈다. 강경 보수파로 알려진 최대집 후보가 의협 회장에 당선되면서 의-정간의 정면 충돌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김이사장의 발언은 앞으로 의-정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 세우는 부분이었다.

김이사장은 간단하게 언급했으나 내용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수가결정과정에서 정부나 공단, 의료계 간 서로 신뢰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비급여를 다 없애고 급여화 한다는데 의료계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해의 폭을 넓였다. 

그러면서 문 케어는 즉흥적으로 나온 발상이 아니고 지난 5년간 준비된 것이므로 수가를 무조건 깎겠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건보재정을 위해 무조건 깎기만 하면 의료의 질이 저하되고 이렇게 될 경우 되레 국민의 건보 비용이 늘어나므로 적정수가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모든 수가를 비슷하게 적용해 어떤 진료를 해야 돈이 되는지 의사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환자 간병, 노인 수발 등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젊은 부부, 특히 여성이 제대로 된 경제사회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건강보험이 꼭 질병관련 돌봄 노동을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행위별수가제 하에서는 행위별 마진율을 모두 동일하게 해야 하고 그 알파(마진율)의 크기를 적정한 수준으로 해주는 게 최종 수가설정의 중요한 목표이고 그것이 건강보험 재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김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왜 실세 이사장으로 불리는지 여과 없이 보여줬다. 말에는 힘과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 의지로 공단을 이끌어 가면 말 그대로 복지국가로 가는 길목에서 공단의 역할이 두드러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실세라고 해도 이 같은 일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의협 등 상대 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행일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쏟아낸 좋은 말이 실책이 아닌 스트라이크가 되어야 한다. 지켜보는 것은 이제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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