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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편의점 확대' 서둘러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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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편의점 확대' 서둘러선 안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3.29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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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크게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나뉜다.

전문약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판매가 가능한 약이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서 받는 약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다. 환자가 지명구매하거나 약사의 추천으로 구입한다.

전문약은 좀 거칠게 표현하면 약의 강도가 세고 일반약은 그에 비해 조금 약하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약은 또 약국 판매용이 있고 편의점 판매가 가능한 약이 있다. 약이면서도 약국이 아닌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만큼 약의 안전성이 오랜시간 동한 확보됐기 때문이다.

굳이 약사가 집어 주지 않고 편의점 알바생이 그렇게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약이다. 정부는 환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이유로 이같은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품목을 늘려왔고 앞으로도 그럴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약의 전문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약사들은 이런 정책에 대해 불만을 품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약사회를 중심으로 문제를 끄집어 내거나 국회나 환자단체 혹은 시민단체 등이 토론회를 열면 적극적으로 참석해 편의점 판매 약의 부작용이나 오남용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무래도 약의 이름이 붙은 이상 약국에서 약사의 손에 의해 판매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열린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과 민주평화당 김광수의원이 공동으로 주체한 국회 토론회에서도 약사회 쪽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약은 접근성이나 편의성 보다는 안전성이 최우선이라는 것이 이들이 주장하는 핵심 요점이다. 편의점으로 약을 확대하기 보다는 심야나 공휴일에도 투약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심야와 공휴일을 언급한 것은 이 시간대에 급한 환자는 약국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 약국은 8시 전후로 문을 닫고 공휴일에는 아예 쉬는 경우가 많다.

대안으로 심야약국이나 공휴일 당번약국을 정해 운영하기도 하지만 시민이 찾아서 이용하는 것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심야약국은 전국에서 몇 군데 되지 않고 당번약국 역시 어디로 가야 문 연 약국을 찾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다급한 환자는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소화제나 해열제 등 자가 처방이 가능한 약 조차 이런 상황이니 약사들의 주장이 옳은 것 같지만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약사들은 편의점 약 판매이후 부작용 건수가 늘고 있는 것을 이유로 아무리 간단한 약이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모든 약은 약사의 통제 하에 두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일부 공감을 하면서도 이미 시행중인 정책을  변경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시하기 까지 겪었던 숱한 반대를 겨우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린다는 것은 시행할 때 보다 더 큰 문제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약 판매 문제는 약사와 환자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 근본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로 주장하는 것이 터무니없기보다는 일리가 있고 어느 한 쪽 편을 들기에는 정부 당국자들이 해야 하는 선택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정책이든 상대가 있는 것이라면 서로 양보하면서 해법을 찾는 것이 묘수다. 

환자의 편의성이냐 약사의 안전성이냐 하는 논란은 단 번에 종지부를 찍기 보다는 이 같은 토론회를 기회 있을 때마다 실시해 자료를 축적하고 서두르기 보다는 여유를 두고 방법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약사들은 가벼운 일반약이라도 복약지도를 철저히 해 약의 전문가는 약사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 줄 필요가 있다.

약국에서 약사에게 약을 사거나 편의점에서 알바에게 사거나 뭐, 별 차이가 없다면 굳이 약국을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국자들은 약사들이 주장하는 약의오남용이나 부작용을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국민 건강에 과연 어느 쪽 주장이 더 타당한 지 타져보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이 때 선진 각국에서 운영하는 일반약 슈퍼판매 현황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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