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04 06:13 (토)
의협, 총궐기대회 후 내부 갈등 표출
상태바
의협, 총궐기대회 후 내부 갈등 표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12.14 0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대위 vs 집행부 신경전...기동훈 기자회견으로 촉발
▲ 지난 10일, 악천후 속에서도 주최측 추산 3만, 경찰 추산 1만 명의 의사들이 집결해 단결력을 과시했던 총궐기대회 현장.

대정부 투쟁 및 협상의 시작이자 발판이라고 선언했던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도리어 시작이 아닌 끝을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총궐기대회 이후, 힘을 모아도 부족할 순간에 비대위와 집행부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 이 같은 주장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기동훈 홍보위원장이 13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8층 회의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추무진 회장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며 집행부의 비협조 문제를 거론했다.

이날 기 위원장은 그동안 비대위 홍보위원회 업무를 수행하면서 추무진 회장과 의협 집행부의 비협조로 곤란을 겪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예산 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자문을 받았음에도 의협 집행부는 대의원총회 결과가 정관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예산 집행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켰다”며 “홍보위원회는 초기에 제대로 된 재정 지원을 받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저는 사비 400만원, 각 위원들은 사비 500~1000만원을 자발적으로 차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대위 보도자료에 대해 집행부 마음에 들지 않은 내용이 있으면 비대위에 파견된 의협 직원들을 압박해 수정 요청을 했고, 오전에 나가야할 자료가 저녁에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며 “추 회장은 다양한 보도자료로 비대위를 압박했고, 집회 예산에 대해 모두 언론에 의도적으로 공개해 전체 비대위원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추 회장은 비대위 수임사항인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법안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 앞에서 의한정협의체를 제안했다”며 “비대위 전체회의에선 본인이 제안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국회의원에게 제안한 것은 내가 직접 들은 사실이다. 이는 대의원총회 의결을 위반한 것이고 탄핵까지 진행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기동훈 위원장은 “추무진 회장은 내부정치는 그만하고 외부를 향해 활동해야 하며, 내부정치를 하는 노력의 10분의 1만 대관, 대국회업무에 노력했다면 추운 겨울 회원들이 시청 앞에 모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은 임기동안 욕심을 버리고 의협회장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달라”고 당부했다.

기 위원장이 의협 집행부, 특히 추무진 회장을 겨냥한 내용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의협 비대위에서는 “비대위 공식 의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필수 위원장은 “기동훈 홍보위원장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이지 비대위 공식 의견은 아니다”라며 “기 위원장이 비대위 홍보 업무를 진행하면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 위원장의 기자회견으로 집행부와 비대위의 갈등 구조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의료계 내에서도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기동훈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가능하면 분란이 일어나는 것보다는 합리적으로 화합으로 이끌어가는 게 좋다고 보는데, 기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의협 집행부에서도 기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의협 집행부는 “내부적으로 단합이 필요한 시기에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기 위원장은 비대위 예산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자문을 비대위가 받았다고 언급했으나, 집행부도 자체 외부 법률자문을 구한 결과 정관과 상충되는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으며, 특히 감사보고서에서도 예산집행에 정관 위배가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집행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행부는 비대위 활동에 예산집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비대위원장의 승인을 받은 비용은 우선 투쟁 및 의료법령대응특별회계에서 집행토록 했다”며 “지난달 9일부터 예산집행을 시작해 청구한 부분은 6차에 걸쳐서 모두 지급됐음을 밝히며, 예산집행 과정에 대해서 비대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비대위가 대회원 홍보를 위한 카카오톡 옐로우아이디, 이메일, 문자사용을 위해 의협 회원 DB 접근을 요청하였지만 집행부가 지연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구체적인 전후 사정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집행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의협 집행부는 기 위원장이 가장 지적한 비대위 보도자료에 대해 의도적인 수정이나 지연에 대해 “비대위의 보도자료 배포요청이 있을 경우, 비대위는 의협의 홍보라인에 통보를 하고 비대위 자체적으로 모두 배포했다”고 반발했다.

특히 지난 8일 ‘주 평균 15만 명이 공유, 비대위 홍보 콘텐츠 두각’이라는 비대위 보도자료에서 페이스북 페이지 노출도를 설명하는 과정에 집행부와 비대위를 비교하면서 집행부의 노출도가 낮다는 점을 부각한 것에 대해서는 수정을 요구한 적이 있다는 게 집행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의협 집행부는 “성공적인 지난 10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직후 이러한 불협화음이 생겨 유감을 표명한다”며 “집행부는 비대위와의 갈등을 결코 원하지 않으며, 회원들에게 내부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