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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위한 안전상비약 파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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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12.06  1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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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품목확대를 위한 논의가 일시 중단됐다. 약사들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심지어 약사회 소속 협상 관계자는 자해 위협을 하는 등 심하게 반발했다.

이름에서 보듯이 안전상비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 환자가 스스로 약을 지명, 구매할 수 있는 안전한 일반약이다. 말 그대로 비상시에 쉽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위험하지 않은 안전한 약을 말한다.

그러나 위험하지 않은 약은 없으며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약국이 아닌 편의점에서 24시간 판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약사들의 판단이다.

이미 많은 품목들이 나와 있는데 여기에 유명한 소화제나 지사제 등이 포함되면 국민의 건강이 약의 오남용 등으로 심각하게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약국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을 내기 위한 회의에 앞서 일단의 약사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습 촛불 시위를 했고 지난 4일 회의 당일에는 오전 7시에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를 중단하고, 나아가 안전상비약 제도를 폐지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약대생들도 참여한 이날 시위는 이명박 정권이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입불편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강요했던 정책이라고 폄하했다. 편의점 확대 보다는 전 세계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전한 공공심야약국에 더 힘을 쏟으라는 것.

유통재벌에게 약품을 갖다 바치는 특혜정책은 있을 수 없고 특히 교육조차 받지 못한 편의점 알바생이 약품을 팔도록 하는 것은 매우 비윤적이라는 것이다.

품목을 줄이거나 삭제하지는 못할망정 늘리려고 미리 결론내린 회의에 들러리로 참석할 수 는 없다는 것이 회의에 참석한 약사나 약대 교수의 이구동성 주장이다.

심의위원 구성이 불합리한데 표결로 강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어긋나 부득이하게 자해위협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유도 들었다.

말로는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행동에 나서게 됐고 이것은 시작이고 앞으로 더 큰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의는 다 알려진 대로 파행으로 끝났다. 국민편의주의를 무시한 약사들의 몽니라는 여론도 있고 그 반대로 약 부작용으로 인한 국민 안전이 먼저라는 여론도 있다.

이런저런 여론을 취합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회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온 그간의 노력이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합의가 안 되니 극단행동에 나섰다는 것도 이유가 안 된다. 그럴수록 더 회의를 하고 협의를 해야 한다. 최후수단은 표결인데 표결에 불리하다고 심의위원 구성의 문제를 들고 나선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애초부터 문제제기를 해야지 이제 와서, 결론을 내야 하는 마당에서 그런 이유를 꺼내거나 합의가 안 되니 물리적인 집단시위나 단체행동으로 이를 막으려 하는 것도 보기에 좋은 모양은 아니다.

그 사이에 낀 국민들은 난감하다. 당국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외국의 사례를 더 살펴보고 우리 실정에 맞는 방법도 찾아보고 약사들도 더 설득해 보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힘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파행의 책임은 약사에게도 있지만 당국도 그에 못지않은 책임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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