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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못좁힌 산부인과의사회,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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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못좁힌 산부인과의사회, 전면전 예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10.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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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직선제 두고 갈등...“절차 따라 논의” VS “진정성 의문”

둘로 갈라져 있는 산부인과의사회가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또다시 전면전을 예고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이충훈)와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는 지난 22일 각각 소공동 롯데호텔,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각 학술대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두 산부인과의사회는 ‘화합’과 ‘통합’에 있어 이견을 보였다.

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20여년간 산부인과 개원의사의 권익보호와 산부인과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최근 3년여간 일부 회원과의 지속적인 갈등 국면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이번 학술대회 대주제처럼 다시 태어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학회에 참석하는 회원들에게 산의회가 회원들을 위한 단체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산과 초음파 검사 급여화에 따라 꼭 알아야 할 초음파 검사 소견, 폐경 및 골다공증의 진단과 치료의 실제, 정확한 부인암 검사를 위한 유용한 팁, 자궁경부암백신의 최신 업데이트 소견, 유방암 검진과 침생검술, 산부인과 수술에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마취 방법 등 다양한 주제와 산부인과 진료의에게 매우 유용한 강의들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직선제 산의회는 산부인과 의료환경을 바꾸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역 광장에서 자궁내 태아사망을 사유로 분만의사를 교도소에 보내라는 판결을 규탄하는 긴급궐기대회로 인해 사회적 관심을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됐다”며 “의사들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 판결이나 과도한 의료악법이 개선되고 바뀔 수 있도록 경각심을 주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직선제 산의회는 지난 1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산부인과 협동조합’을 설립했는데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현실적인 도움과 체계적인 지식몰이 함께 운용돼 새 도약의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메이저 과의 자부심으로 사상 최초로 5개 방을 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카고 의대의 곽영희 교수 등을 초빙해 깊이 있는 강의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남은 갈등의 씨앗, ‘회장 직선제’
두 산의회 갈등의 시작인 ‘회장 직선제’에 대한 갈등은 여전해 산부인과의사회 통합의 길은 요원해보인다.

직선제 산의회 김동석 회장은 “지난 7월 산의회가 제기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명칭사용 금지의 소’에서 직선제 산의회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해도 좋다는 승소 판결이 있었고, 이에 산의회 측이 항소를 제기해 지난 12일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고 밝혔다.

해당 재판부가 “직선제로 정관을 개정해 공정한 선거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면 통합이 되는 것이다. 회원이 몇 천 명이나 되는 의사 단체가 장기간 두 단체로 나워 분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원에서 지원을 할 것이니 합의조정을 통해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직선제 산의회는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지난 9월 산의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직선제 정관개정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에게 ‘총회 안건은 예결산과 회장 및 의장 선출건만 상정됐으니 직선제 정관개정을 다룰 수 없다. 추계학술대회 때는 항상 임총을 해왔으니 이 때 반드시 직선제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번 산의회 학술대회에서는 관행으로 해오던 임총을 하지 않고 연석회의로 변경했다. 정관 개정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산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이동욱 위원장은 “이번에 선출된 산의회 이충훈 회장은 회원을 위한 회장이 되겠다고 말했는데 정작 본인은 회원의 심판을 거부하고 있다”며 “회장 직선제와 관련된 문제가 벌써 3년째다. 3년이면 벌써 직선제로 회장을 뽑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뭐가 그렇게 겁이 나는지 온갖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직선제 산의회는 회원이 주인이 돼 잘 해나가고 있다”며 “산부인과의사회는 회원 이름을 사칭해서 할 것이 아니라 회원의 대표라면 그들의 판단을 받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산의회 측은 직선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정관개정소위원회를 통해 직선제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정관 개정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 대의원회 장경석 의장은 “직선제라고 해서 다 좋은 게 아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를 보면 다 알 것”이라며 “소청과의사회는 지리멸렬한 상태고, 의협은 직선제로 3000표를 얻은 추무진 회장이 당선돼,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장 의장은 “회장 후보로 출마하는 사람에 대한 검증도 없고, 추무진 회장의 경우엔 의협 회장 후보로 나왔을 때 지역 의사회 임원조차 후보에 대해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투표했다”며 “직선제가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 모집단의 수가 많은 단체 중 직선제를 하는 단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임총에 직선제를 상정하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한 요구”라며 “정관개정소위원회가 구성됐으니 직선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한 뒤에 상정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산의회 고광덕 고문은 “지금 산의회가 회장 직선제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간선제를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 산의회 초기에는 조직이나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서 간선제로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정관개정소위원회를 통해 직선제 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 이충훈 회장 임기 내에는 직선제가 가능할 거라고 보고, 빠르면 다음 선거부터 직선제가 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충훈 회장도 “현재 직선제 추진과 관련해서는 정관개정소위원회를 구성했고, 위원회에서 논의가 완료되면 추후 대의원총회에서 인준 진행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위원회 출범 이전부터 이균부 임시회장(변호사)가 제안했고, 인사의 반을 할애해주겠다고 했지만 안 들어왔다. 선거권 부여, 일시 등 직선제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내 임기 3년을 고집하지 않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이야기를 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산모 상급병실 급여화 대책은 한 목소리
극한의 대립을 할 것만 같은 두 산의회였지만, 정부 정책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반대를 외쳤다. 산의회와 직선제 산의회가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산모 상급병실 급여화 대책.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임산부 1인실을 2019년까지 건강보험 적용한다는 정부 정책에 산의회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직선제 산의회는 “현재 산모들이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는 분만의료기관의 숫자가 50% 이하로 급감했고, 분만할 곳이 없는 분만의료취약지구가 전국에 56개 시군구에 이르는 등 파행에 치닫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분만의료기관의 현실과 경영상태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산모 상급병실 급여화는 분만병의원의 경영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직선제 산의회는 “상급병실료는 원가 이하의 의료수가로 인한 의료기관의 손실을 줄이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지역 및 시설 등에 따라 편차가 심해 투자비가 높은 도시지역과 낮은 농촌지역의 구별 없이 동일한 수가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고, 현재 관행수가 역시 저출산의 여파로 병원 운영 자체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충혈경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산의회에서도 “산모 1인실 급여화는 수가를 어떻게 받느냐가 가장 큰 관점인데 해결할 방법이 없다. 지금과 다르게 단일 수가로 갈 순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론 반대”라며 “단일 수가로 가는 것은 부담이 너무 크다. 대학병원은 40만원이 넘지만 지역은 7~8만원 받는 곳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산의회는 “지금 바우처로 하는 것이 맞다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도 여러 가지 의견 중에서 고민을 하고 있어 정확한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소통해 가장 좋은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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