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04 06:13 (토)
현대약품 중앙연구소 이규현 소장
상태바
현대약품 중앙연구소 이규현 소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07.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로 돕고 웃으며 살자!”

현대약품 중앙연구소 이규현 소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가훈이다. 여기서도 볼 수 있듯 이 소장은 모든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반년이 시작되는 지난 1일 이규현 소장을 만났다. 우연이었지만 이날은 이 소장이 현대약품 중앙연구소장으로 부임한지 딱 1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기도 했다.

“벌써 취임한지 1년이 됐네요. 연구소 인력을 새롭게 구성하고, 서울로 연구소를 옮기고, 참 정신없는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지만요.”

2005 R&D 원년…1년만에 4개 신제품 발매 성과



이 소장의 말대로 현대약품은 창립 40주년을 맞는 올해를 연구개발(R&D) 원년으로 선언한 상태다. 현대약품 이한구 사장은 올 시무식에서 “향후 10년 후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자”고 강조하면서 그 첫머리로 독자적인 제품 확보와 해외진출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약품 중앙연구소는 국내 제약사 연구소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해 있다. 천안공장에 위치해 있던 중앙연구소를 지금의 서울 구로디지털단지로 옮기게 된 건 전적으로(?) 이 소장의 건의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한다.

“사장님께 꼭 (연구소 위치는) 서울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에 위치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능력 있는 많은 연구원들이 집에서 출퇴근하게 되면 그만큼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 국내외 유수대학과의 산학연계 프로그램 추진과 유명학자와의 공동연구에 있어서도 지방보다는 서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이 소장의 주장은 그동안의 성과가 입증하듯 성공적이었다. 본격적으로 연구소 일을 시작한지 불과 1년(실제 6개월?) 만에 4개의 신제품을 발매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현재 국내 의약품 시장에 전량 완제 수입되고 있는 경구용 펩타이드 제제에 대해 원료 합성연구에서 제제 생산화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초로 국산화 한 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또 이 소장은 2006년과 2007년에는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초대형 의약품들의 신제형 개발과 약품전달 기술을 통한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이들 독자적인 제품을 확보해 향후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장은 또 중앙연구소와 마케팅부, 개발부, 영업부 등과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1달에 한번씩 부서장 모임을 갖고 연구개발과 관련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한다.

“제약회사에서의 연구는 상품성을 제1순위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회사 매출의 30% 정도는 연구소에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연구소에 있다보면 다른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이들의 기대와는 다른, 다소 동떨어진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관련부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99년 창업, 5년간 직접 경영…다양한 경험



이 소장은 제약사 ‘연구소장’이란 직함과 어울리지 않게(?) 다채로운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처음 국내 한 대형 제약사의 공장에서 3년간 실무를 쌓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은 한국화이자에 흡수된, 당시 미국 제약업계 17위 규모의 한 제약사(시카고 소재)에서 연구원으로 2년 넘게 근무했다. 이 회사는 당시 연구원 수만 1천명이 넘었다.

지난 1998년 첫 직장 회장님의 권유로 다시 귀국, 그곳 연구소에서 1년간 근무할 때까지만 해도 이 소장은 다분히 평범(?)한 삶을 영위했다.

하지만 그해 말 갑자기 불어 닥친 IMF 한파로 연구소가 1차적으로 축소되면서 연구와는 거리가 있는 마케팅부서에서 약 3개월간 근무하는 등 이때부터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이 소장은 99년 뜻이 맞는 선배 2명과 함께 성균관대 안에 ‘JDL’이란 약제개발회사를 설립하고 직접 경영일선에 나서 지난해 이곳 현대약품으로 부임하기까지 한 회사의 책임자 역할을 약 5년간 수행했다.

이 소장은 당시 설립 4개월 만에 특허를 신청하는 등 벤처라는 이름만으로도 투자가 줄을 잇던 당시 외부의 도움 없이 5년간 독자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이때 그는 경영 감각을 익히기 위해 방송통신대 경영학과에 학사 편입, 2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하기도 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땐 경영과 경제의 차이도 잘 몰랐어요. 그러다보니 회사경영에 있어 한계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경영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경영과 경제의 차이쯤은 확실히 알게 됐죠.(웃음)”

이 소장은 아직도 배움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요즘 그는 내년 초 회사에서 가까운 연세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공부에 끝이 있겠습니까? 언제가 됐든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계속해서 공부할 계획입니다.”

“주중엔 회사에서, 주말은 가족과 함께”



이 소장은 자신이 만든 철칙 하나가 있다. 주중에는 회사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주말에는 가족에 충실하자는 것이 그것. 그래서 주말에는 꼭 가야할 상가집과 결혼식 외에는 철저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단다. 이를 위해 벌써 5년째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의 연간 회원으로 등록, 한달에 한번은 꼭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그는 요즘 휴가 계획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말한다. 그가 요즘 준비하는 휴가는 겨울휴가. 여름휴가는 이미 제주도에 예약까지 마친 상태다. 지난 3월 예약을 하기 위해 연락을 했더니 아직 요금 등이 정해지지 않아, 부득이 지난 6월 예약을 마쳤다고. 너무 앞서간 탓이다.

“휴가 계획을 세우다보면 그 생각에 생활이 즐거워집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1년 내내 휴가를 즐기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생활에 더욱 충실하게 된다는 게 이 소장의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세상에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완벽에 가까운 것만 있을 뿐이다.

이 소장을 만나 일과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완벽’이라는 단어였다. 중견 제약사의 연구소장이라는 중책으로 언제나 피곤할 법도 했지만 그는 언제나 즐겁게 일하고자 노력했고 “주말은 가족과 함께”라는 다소 상투적인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정에도 충실한...아무튼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설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 소장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