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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대한약사회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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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대한약사회 공문
  • 의약뉴스
  • 승인 2017.08.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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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가 지난달 31일 각 지부로 공문 한 장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은 2017년 세계약사연맹(FIP) 서울 총회와 함께 개최 예정이었던 제 6차 전국약사대회를 취소하게 됐다는 것.

취소 사유로 약사회는 제반 여건상 부득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전국약사대회를 치르기 위해 거두었던 특별회비는 각 지부로 환불한다는 내용을 달았다.

아울러 세계약사연맹 총회는 변동 없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달랑 세 줄로 된 공문은 친절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었다.

한 마디로 불친절한 공문인데 이에 대해서는 약사회의 누구도 다른 설명을 첨부하지 않았다.

전국약사대회는 이름 그대로 전국약사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올해로 6번째를 맞고 있는 약사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오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약사회는 무려 1만 여명의 약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를 했다.

이런 큰 대회를 취소하는데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애매모호한 제반 여건상의 이유를 들었을 뿐이다. 급작스런 취소 배경은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의 금전과 관련된 일련의 불미스런 사태 때문으로 짐작 할 수는 있다.

탄핵위기에서 겨우 모면됐다고는 하지만 이달 3일까지 최후통첩을 받아 논 상태에서 약사회가 큰일을 제대로 완수 하는 데는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조회장이 중간에서 물러난다면 시기상으로 임박한 서울총회는 물론 약사대회의 성공적 개최가 위기에 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회무에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약사회원은 물론 많은 약업계 인사들을 실망시키는 일임에 분명하다.

약사대회를 통해 약사회는 그동안 약사들의 위상 강화는 물론 정치권에 약사의 힘을 과시하고 대국민 이미지 개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 약사들이 모인 자리에는 으레 정부 고위 관계자와 국회의원들이 장사진을 쳤고 약사들은 그들이 칭송하는 약사직능에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껴왔다.

비록 많은 돈이 들어가는 행사지만 약사회가 특별회비까지 모금하면서 이런 행사를 치르는 것은 다 그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런 중대하고 큰 행사를 단 3줄로 취소한다는 공문을 받아든 약사들의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물론 약사회 회무 거부를 통해 조찬휘 집행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의 일종으로 참여불가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다고 해도 말이다.

지금 약사회와 약사들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는 크게 존경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직능인으로 국민건강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약사들의 움츠린 어깨를 펴주기는 커녕 되레 쪼그라들게 만드는 약사회는 그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만든다.

현 집행부가 퇴진하든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든 약사의 직능을 높이 세울 소중한 기회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전국의 약사들은 가늠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됐다.

그래서 약사대회 취소 통보는 더욱 씁쓸하게 다가온다. 좀 더 친절한 공문으로 답답한 약사들의 가슴을 위로 해 줄 수는 없었는지 조찬휘 집행부의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회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의무이면서 책임이라는 사실을 조찬휘 회장은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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