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슈는 임상 3상 단계의 HAVEN 1 시험에서 이중특이성 단클론항체 에미시주맙(emicizumab)이 혈액응고 8인자 항체가 있는 혈우병 A 환자들의 출혈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HAVEN 1 연구에서는 표준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성인 및 청소년 혈우병 A 환자를 대상으로 에미시주맙 예방요법과 우회제제를 이용한 필요에 따른 치료 및 예방요법이 비교됐다.
과거에 우회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환자 중 35명은 주 1회 에미시주맙을 피하 주사 받았으며 18명은 다른 예방요법 없이 필요에 따라 우회제제로 치료를 받았다.
시험 결과 에미시주맙은 우회제제 치료에 비해 출혈률을 87%가량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31주간의 관찰기간 이후 에미시주맙 환자 중 62.9%는 출혈을 전혀 경험하지 않았으며 필요에 따라 우회제제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는 5.6%가 출혈을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에미시주맙의 출혈률 감소효과는 모든 이차 평가변수들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나 모든 유형의 출혈을 우회제제 치료에 비해 80%, 자발성 출혈을 92%, 관절 출혈을 89%, 표적 관찰 출혈을 95%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과거에 우회제제 예방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49명에 대한 환자 내 분석결과 에미시주맙 예방요법이 출혈을 79%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에미시주맙을 투여 받은 환자들 중 5% 이상이 경험한 이상반응으로 주사부위반응, 두통, 피로, 상기도감염, 관절통이 보고됐다.
중증 이상반응으로는 2명의 환자에서 혈전색전증 사건, 3명의 환자에서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이 발생했다.
로슈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파탄성 출혈 치료를 위한 고용량 우회제제의 반복적인 투여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항체를 보유한 12세 이하의 소아 혈우병 A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HAVEN II 단일군 연구의 중간 분석결과에서도 HAVEN I와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HAVEN II에서는 평균 12주의 관찰기간 이후 에미시주맙 예방요법을 받은 19명 중 한 명만 출혈로 인해 치료를 받았으며 관절 또는 근육 출혈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성인 및 청소년 환자를 위한 용량과 같은 용량이 적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미시주맙은 올해 미국에서 8인자 항체를 가진 혈우병 A 환자를 위한 예방요법제로 승인 신청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에미시주맙의 연매출액이 최대 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회제제와 동시에 사용했을 때 관찰된 중증 이상반응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이 약물이 가진 한계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