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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약사회 박규동 의약분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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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약사회 박규동 의약분업위원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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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서울시약사회 박규동(46) 의약분업위원장은 의약분업과 관련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의약품 오남용은 줄었지만, 국민의료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비 상승의 주요인은 의사의 과잉처방 탓이며, 이의 유일한 해결책은 '성분명 처방'이라고 주장했다.

"의약분업 5년, 긍정적인 면이 더 많아"



의약분업의 취지는 의약품 오남용을 막고 환자에게 양질의 투약을 하겠다는 것. 실제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또 진료와 조제의 분리로 약사가 직접 약을 투약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약화사고의 예방에도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박 위원장은 평가했다.

"의약분업은 세계적 추세며, 언젠가는 시행될 제도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동네약국이 문을 닫기도 하고, 일부 약국만 이득을 보는 폐해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는 조제권을 약사가 가져오게 됨에 따라 약화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물론 남겨진 과제도 적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민의료비의 상승과 진료·조제의 분리로 인한 환자의 불편 등이 그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분업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의약분업평가위, 눈치보기 안돼"



박 위원장은 현재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약분업평가위원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지나치게 의사협회와 약사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말이다.

의약분업이 국민을 위해 출발한 제도라면 의약분업 재평가 역시 같은 선상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의약분업평가위 불참을 당론으로 정해놓았고, 의협 역시 '객관성·공정성'을 문제로 참여를 유보하고 있다.

따라서 박 위원장은 의약분업 재평가를 정부에서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재평가가 진행되지 않으면 향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우는 놈 떡 하나 더 주는 식의 정책은 안된다.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의약분업의 취지에 걸맞은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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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사슬에서 의사를 해방시켜라"



의약분업의 완성을 위해서는 성분명 처방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의사에게 퇴장방지약처럼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박 위원장은 강조했다. 의·약사가 처방과 조제 과정에서 파열음을 내는 이유가 바로 리베이트 때문이라는 것. 현행 수가체계가 의사의 과잉진료나 과잉처방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 시스템에서 의사는 리베이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각종 학술행사 등에서 제약사로부터 접대를 받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결국 현행 행위별수가제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지 않으면, 의사는 앞으로도 리베이트의 사슬에서 풀려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의사에게 처방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입 때문에 리베이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번 의약분업평가위에서도 성분명 처방 등을 주요 대안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성분명 처방, 정부·약사·환자 모두 "윈-윈"



"약사는 테크니션이 아닌 긍지를 갖고 싶다."
박 위원장은 의약분업 이후 약사가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종속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자연 의·약사가 각자 분야에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대안은 성분명 처방이라고 말했다.

성분명 처방이 활성화될 경우 약사에게는 약의 선택권이 쥐어지고, 환자의 선택을 도와줄 수도 있다. 특히 오리지널 고가약을 쓰지 않고 토종제약사 약품을 사용함으로써 환자의 본인부담금 감소는 물론 저가약 사용으로 인한 보험재정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약국의 경우도 재고가 누적되지 않아 '약의 안전성(Stability)'에 대한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도 특정약국이 아닌 어느 약국에서도 조제가 가능한 만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고, 특정약국으로 환자들이 쏠리는 폐해도 막을 수 있다. 또 이 경우 의·약사간 담합이나 리베이트의 고리도 끊을 수 있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서울시약, 대체조제 활성화 "올인"
"약사들 더 이상 '망처석' 만들기 싫어"




"의약분업 이후 약사들은 스스로를 '망처석'이라고 부른다. 처방전을 기다리다가 돌이 된다는 우스개 소리다."

박 위원장은 현재 10∼20% 정도의 약국은 수입이 괜찮지만, 하위 50% 이상은 기대 이하의 수입이라고 했다. 그들이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 바로 '망처석'이라고 했다. 더 이상 이런 현상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도 서울시약은 올해 최대 목표를 '대체조제 활성화'로 삼았다.

서울시약은 지난 1일부터 대체조제활성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대체조제 품목 4개와 변경조제품목 1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아직 참여율이 저조한 건 사실이지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체조제란 용어를 법조문에 '동일조제'나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대체조제란 용어에 환자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의사의 눈치를 살피는 약사들도 있다. 처방전 탓이다. 그러나 성분명 처방은 약사들을 더 이상 망처석으로 만들지 않을 유일한 대안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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