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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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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5.3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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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기자회견 자처..."심각한 범죄 행위"

의협이 잘못된 정보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극단적인 자연주의 육아 방식을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향해 일갈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은 30일 의협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자연치유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카페에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방법을 치유법이라고 주장하면서 보급해왔다”며 “이 자리에서 여러 가지 중에서도 혼란이 큰 예방접종과 아토피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 한림대 의과대학 이재갑 교수,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안지영 홍보이사.

회원 수가 6만 명이 넘는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카페는 예방접종을 거부하고 화상에 온찜질을 권하거나 고열 소아를 방치, 간장으로 비강 세척 등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식을 전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카페 대표인 한 한의사가 “수두 백신은 위험하다. 차라리 어릴 때 수두를 앓으면 항체가 생긴다. 마음 같아선 전 국민 수두 파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 국민건강위원회 감염관리분과위원회 이재갑 교수(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 특임이사,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는 “백신을 거부하는 운동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있다”며 “지난 1998년 웨이크필드라는 학자가 Lancet에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분석논문을 게재한 적이 있는데, 이로 인해 영국의 백신 접종률이 80%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러나 해당 논문은 백신 반대그룹의 지원을 받고 일부 데이터가 조작됐다는게 드러나, 2010년 논문 작성 윤리 위반으로 게재가 철회됐다”며 “이후, 백신과 자폐증이 관련이 없다는 논문이 여럿 발표됐지만 한번 발표된 잘못된 논문으로 인한 공포감 때문에 백신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웨이크필드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 MMR백신 접종율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유럽에서 홍역이 재유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잘못된 정보가 접종율을 떨어뜨리고 예전 감염병들이 다시 유행하는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안아키 카페 운영자가 언급한 ‘수두파티’에 대해 이재갑 교수는 “어렸을 때 수두를 걸리면 가볍게 지나가긴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성인 수두에서 합병증이 많긴 하지만 소아에서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폐렴, 뇌염까지 발생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미국 CDC는 홈페이지에 수두파티에 대해 노출될 기회조차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내에서 특정질환이 유행하지 않기 위해선 백신 접종율이 94~98% 수준을 유지해야한다. 하지만 웨이크필드의 논문으로 인해 영국의 백신접종율이 80%미만으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홍역 아웃브레이크가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교수는 예방접종은 이를 맞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접종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예방접종은 맞을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이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접종할 수 있는 아이들이 전부 접종해야한다. 예방접종은 질병을 걸리지 않도록 하는 목적도 있지만, 접종을 못하는 아이들까지 보호하는 목적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안지영 홍보이사(국립의료원 피부과 전문의)는 안아키 카페의 아토피 치유법에 대해서 비판했다.

안 이사는 “아토피 피부염이란 주로 유아와 소아에 발생하는 흔한 만성 재발성 피부염”이라며 “원인이 불확실하다보니 병원과 의사마다 서로 다른 진단을 내릴 수 있고 병의 진행과정이 기복이 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지난 2005년 발표한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진단기준을 보면 ▲소양증 ▲비교적 특징적인 피부염의 모양 및 부위(2세 미만의 환자 얼굴, 몸통, 사지 신측부 습진 등) ▲아토피(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피부염)의 개인 및 가족력이 주 진단 기준”이라며 “주진단 기준 중 적어도 2개 이상, 피부 건조증, 백색 비강진 등 보조진단 기준 14가지 중 4가지 이상이면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내린다”고 전했다.

그는 “아토피피부염은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 후, 꾸준한 피부관리와 적극적인 치료만이 피부염의 악화를 막을 수 있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안아키 운동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고 터무니 없는 관리 방법이나 반드시 근절돼야한다는 게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감염학회 학술위원인 엄중식 교수(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는 안아키는 사기이고, 위중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엄 교수는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전파하고, 근거없는 상황에 대해 주장하는 가짜뉴스들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입게 한다”며 “안아키는 이런 가짜뉴스들보다 더 위중한 범죄로, 이건 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안아키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의학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의 현대의학은 질환을 더욱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왓슨을 도입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안아키의 논리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 1800년대의 논리를 가지고 치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염 뿐만 아니라 의사의 진단과 치료는 여러 가지 형태의 연구결과가 모여져 표준화된 진단법, 치료법을 적용한다”며 “그 배경에는 환자에게 위해를 입히는 것이 매우 적다는 판단이 있고, 안아키에는 이러한 근거 자체를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엄중식 교수는 “본인 상상력에 의한 근거도 없는 치료법을 일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며 “기본 예방접종에 해당하는 백신들은 수십년간의 데이터를 모아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부분을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회장도 “의학적 근거가 없는 요법으로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건 의료라고 할 수 없고, 안아키의 행태는 아동학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의협은 이 사건을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철저한 조사와 적법한 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을 정부당국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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