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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자폐증 치료 새로운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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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자폐증 치료 새로운 길 열어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7.05.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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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된 약물 수라민...증상 개선 효과

바이엘이 100년 전에 개발했던 약물이 소규모 연구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앓는 소아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수면병 치료제로 1916년에 개발됐던 수라민(suramin)이 현재 치료제가 없는 질환인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핵심 증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앞서 실시한 동물실험에서 ASD 증상의 일시적인 역전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5세에서 14세 사이의 소아 1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피험자 10명 중 5명이 수라민 투여군으로 무작위배정됐으며 나머지는 위약군으로 배정됐다. 증상은 다양한 표준화된 검사와 질문지법을 통해 평가됐다.

시험 결과 사회적 의사소통, 놀이, 말하기, 언어, 진정, 집중, 반복행동, 대처기술과 관련된 행동이 가장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아이의 가족들 또한 이러한 변화를 알아챌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언어능력이 낮은 아이 중 2명이 수라민 투여 이후 생애 처음으로 문장을 말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비해 위약군에 속한 나머지 2명의 아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 발견은 고무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수라민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수주에 걸쳐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저자들은 약물의 장기적인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 더 다양한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저자인 로버트 K. 내비오 박사는 “수라민이 자폐증에 최적의 항-푸린성 약물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연구는 새로운 항-푸린 약물을 개발하는 새로운 길을 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푸린성 신호전달 이상이 자폐증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합리적, 체계적으로 신약이 개발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수라민이 치료적 용도로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수라민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는 ATP(adenosine triphosphate)의 신호전달기능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내비오 박사는 수라민이 ATP와 비슷한 분자들이 핵심 푸린성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세포위험반응(cell danger response)의 비정상적인 지속상태를 중단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비오 박사에 의하면 세포위험반응은 세포를 보호하고 치유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것이지만 비정상적으로 지속될 경우 대사성 장애 또는 뇌, 소화관, 면역체계 내 세포 간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해 ASD나 다른 만성 질환들을 야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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