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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젊은이의 양지(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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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5.15  09: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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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세계로 먼저 가는 것이 좋은 일인가, 아닌가.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소녀 시절 어른의 세계를 궁금해 하는 그래서 수업 시간에 그것에 관해 끼적였던 안젤라(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는 성인이 된 후 어떤 인생이 찾아 왔을까.

조지 스티븐슨 감독의 <젊은이의 양지>( 원제: A place in the sun)는 청소년 시절에 누구나 겪는 어른의 세계를 동경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것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제목 때문에 그렇지만 제목과 내용은 따로 논다고는 할 수는 없어도 그렇게 깊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영화는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소설 ‘Tragedy of america'를 원작으로 했다. 그래서 인지 결론은 매우 비극적이다.

안젤라는 결혼을 약속하지는 않았을지 모르나 미래를 약속한 남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꺼벙이 스타일의 조지( 몽고메리 클리프트) 가 숙부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이미 그녀는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

의자에 앉아 90도로 머리를 돌려 안젤라를 바라보는 조지의 불타는 눈은 그가 나중에 ‘당신을 처음 볼 때부터 사랑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한다.

아마 이 때가 그녀와 첫 만남 인 것으로 관객들은 느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영복을 선전하는 거대한 광고탑 아래서 이미 그는 그녀를 보았다.

팔을 도로 쪽으로 쭉 뻗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할 때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오픈카를 타고 손살 같이 지나갔던 것이다.

찰나의 순간에 조지는 안젤라를 보았다. (이후 둘이 사랑을 하면서 조지는 물론 안젤라도 그 사실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호텔 벨 보이에서 공장 잡역 일로 직업이 바뀐 조지는 옆자리 여공 앨리스 ( 셜리 원터스)와 첫 날부터 눈을 맞추더니 이내 사랑에 빠진다.(이 공장은 남녀 간의 데이트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보기 좋게 사규를 어긴 조지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 그녀를 임신시킨다.

우연히 회사를 시찰하던 숙부는 여전히 잡일을 하는 조카를 승진 시키고 집으로 초대한다. 저택에서 조지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촌과 초대 손님 들 사이에서 수줍어하고 과묵한 채 외톨이처럼 한 구석에서 시간을 보낸다.

누구하나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없어 무료하던 그는 홀로 큐대를 잡고 당구를 친다. 그 때 열린 문틈으로 안젤라가 들어오고 그녀는 왠지 우수에 잠겨 있고 차갑게 움추린 그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가슴만 가린 하얀 드레스를 입고 그를 따라 다이(당구대) 주변을 돌면서 ‘당신은 왠지 특별해 보인다’는 그녀.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고 냉소를 보내는 그.

발랄한 그녀는 곧 그에게 끌기고 그는 여공 대신 안제라에게 빠져든다. 조지는 괴롭다. 앨리스가 자기 인생에서 빼내 버려야 할 걸림돌로 급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앨리스를 피하고 싶다. 그 날 실수만 저지르지 않았어도 그래서 임신만 안했어도 조지의 삶은 수직 상승했을 것이다. 그래서 괴로운 것이다.

아주 조금은 양심이 있는 그가 앨리스를 쉽게 내치지 못하고 괴로워 할 때 부와 권력과 명예를 다 가진 안젤라는 저돌적으로 대시해 온다.

양심과 야망사이에서 조지는 망설인다. 어떤 쪽을 선택할 지 관객들은 궁금해 하는데 가난한 청년의 마음은 이미 한 쪽으로 기울고 있다. 생일날 그는 앨리스가 기다리는데도 안젤라와 춤을 추다 늦는다. 앨리스의 의심은 깊어지고 조지는 마음이 급해진다.

우선 낙태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가는 곳 마다 의사는 매정하게 거부한다. 부모를 데려오면 아기와 산모 건강을 지켜 주겠다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앨리스는 자신이 버려 질 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결혼하지 않으면 신문사에 알리고 자살하겠다고 조지를 압박한다. 둘은 성당을 찾아간다. 하지만 마침 그날은 노동절로 휴일이다.

다음날 오기로 하고 조지는 안젤라와 함께 데이트를 즐겼던 강가로 그녀를 유인한다. 라디오에서는 더위에 사건이 많이 나고 익사 사건이 는다는 뉴스를 전한다.

죽이겠다는 결심으로 조지의 눈빛은 심하게 흔들린다. 이마에 식은땀은 그녀가 임신을 알리고 행복하게 살자고 조를 때 나던 그 때보다 더 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녀는 배위에서 잠시 행복에 잠겨 있다. 날은 어두워져 하늘에는 별이 반짝인다. 그녀는 위험을 직감한다. 별을 보며 그에게 내가 죽기를 바랐느냐고 묻는다. 살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걸어서 노를 젓는 조지 곁으로 다가온다. 그 때 배가 뒤집힌다. 수영을 못하는 앨리스는 죽고 수영을 잘 하는 조지는 살아서 도망친다. 삼각관계의 비극 중에서도 센 비극이다.

국가: 미국

감독: 조지 스티븐슨

출연: 몽고메리 클리프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평점:

: 죽이기로 결심했지만 조지는 앨리스를 살해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물에 빠진 그녀를 적극적으로 구조하지도 않았다.

법의 심판은 가혹했다. 배심원들은 그에게 1급 살인죄를 적용했고 그는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교도관들에게 끌려가기 직전 안젤라가 찾아온다. 그녀는 그에게 여전히 사랑을 느끼고 있다. 둘은 이승에서 마지막이 될 키스를 하고 영원히 헤어진다.

한편 그를 사랑했던 안젤라는 그를 변호하기 위해 법정에 서지는 않는다.

가족들은 안젤라의 앞길을 위해 그녀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원치 않고 철저하게 숨긴다.

형사에게 그녀의 이름을 기자들에게 발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회사는 조지와 자신들이 엮이는 것을 막기 위해 그저 집에 한 번 들른 친척이라며 직원 명부를 지운다.

안젤라가 적극적으로 구명 운동을 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지는 알 수 없지만 그를 사랑했던 그녀의 소극적 행동은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뭔가 특별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보잘 것 없는 남자를 사랑할 정도로 당돌한 그녀가 그의 죽음 앞에서 한 발 뒤로 비켜나 있는 것은 의외다. 사형직전 찾아와서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사족: 그녀가 어른의 세계를 먼저 알았는지, 제 때 알았는지 알 수 없지만 먼저 알았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라고 영화는 말한다.

준비되지 않고 성인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영화에 출연할 당시 엘리자베스는 18살이었고 몽고메리는 31살이었다. 둘은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전 생애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가장 쓸쓸하고 고독한 남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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