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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춘희(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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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5.04  09: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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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신사와 우아한 여인들이 활약하던 1847년 프랑스 파리의 상류사회. 낭만과 사랑을 진정으로 원했던 그들은 극장과 무도회장, 클럽으로 몰려들었다.

깡깡 춤을 추는 무희들은 분위기를 띄우고 극장의 A석에는 남자를 기다리는 치장한 여인들의 자리다툼이 한창이다.

마가리트 (그레타 가르보)는 이중 독보적인 미모를 뽐낸다. 부잣집 딸도 아니고 수녀원에서 자라지도 않았으나 젊고 잘생긴 남자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있다.

그녀는 꽃 중에서도 유독 동백꽃을 사랑했다. 돈 많은 바빌 남작(그는 불품 없는 늙은이가 아니다.)과 귀족도 아니고 돈도 없는 젊은 청년 아만드 듀발( 로버트 테일러)은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인다.

쪽지로 미팅을 신청하는 그녀를 기다리게 할 줄 아는 백작은 여자의 마음을 읽는 선수다. 백작에 비해 여러가지로 달리는 듀발은 오로지 사랑의 힘에 기댄다.

마카리트는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밀쳐 내지 않는다. 사랑의 원천인 돈과 젊음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녀는 두 남자 사이에서 현란한 줄타기를 한다. 사치를 위해서는 백작이 필요하고 사랑을 위해서는 듀발이 절실하다.

필요할 때마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데 타고난 품성이 정숙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만난 남자에게 팔짱을 끼거나 얼굴을 맞대는 것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스킨십이 장난이 아니라는 말이다.

냄새나는 향수를 뿌리고 온갖 보석을 주렁주렁 단 채 환한 웃음을 짓는 예쁜 여자를 누가 마다 할 것인가.

백작과 듀발은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한 껏 몸이 달아올랐다. 첫 날부터 사랑고백을 한다. 진도가 참 빠르다.

그녀의 웃음 짓는 미소를 보고 진정 사랑을 느꼈다나. 여자는 또 어떤가. 그 말을 믿는 것은 물론 한 술 더 떠 달콤한 사탕을 달라고 유혹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내민다.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무척 기뻣다고 다가서면 환영이다라고 맞장구친다. 마가리트의 친구 올렘페는 그녀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성격, 엄청 사치스럽고 부정직한 여자,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완전 딴판 이라는 비난도 그녀의 아름다움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백작은 러시아로 함께 가자고 조르기도 하고 듀발은 그녀가 아플 때마다 안부를 묻고 꽃을 사가지고 온다. 남작이 영국에 가 있는 사이 듀발에게 기회가 왔다.

나에게 두려운 것은 오직 지루함뿐이라는 마가리트에게 <마농 레스크>를 읽으라며 책을 선물하는 엇박자를 내지만 그녀는 그를 무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읽지는 않고 가지고만 있으면 내가 죽은 후에 경매로 팔릴 수 있다고 위로 한다.

화려한 파티가 열리는 구석진 방에서 마카리트는 마른기침을 한다. 가쁜 숨을 내쉰다.

듀발은 그녀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사랑 고백에 여념이 없다. 내 사랑만이 당신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항상 불안하고 아프고 슬프고 들떠 있는 그녀지만 그의 사랑이 진심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 생각은 없다. 장면이 바뀌면 이번에는 남작이 그녀에게 사랑을 호소한다. 낮 동안 러시아로 가다가 밤새 다시 돌아온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고.

두 남자 사이에서 행복한 마카리트. 그녀는 죽지 않고 살아서 둘의 사랑을 무진장 받을 수 있을까.

그녀의 병세는 심해진다. 더군다나 빚은 늘어난다. 그녀는 백작에게 돈을 빌려( 빚을 갚으면 자기가 쓸모없어져 떠날 것을 알면서도 백작은 그녀를 위해 돈을 준다. 물론 그냥 주지는 않는다. 강하게 따귀를 올려 부친다.) 빚을 갚고 듀발과 함께 시골로 간다.

전원생활은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나날이 계속된다. 산책길에 두 사람은 행복하다. 여자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네 잎 클로버를 찾아 그에게 준다. 마음속으로 두 사람은 이미 결혼한 상태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는다. 마가리트는 백작의 연서를 받고 그가 소유한 왕의 궁전 같은 거대한 성으로 구경 가기를 원한다. 그 즈음 듀발의 아버지가 그녀를 찾아온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헤어질 것을 요구한다. 어떤 여자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 파멸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당신처럼 보호받지 못하는 여자는 당신을 떠날 때 남겨 줄게 없는 남자를 만나는 위험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 시킨다.

그녀는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듀발에게는 아버지가 찾아온 사실을 숨긴 채 너를 사랑하지 않고 백작을 사랑한다고 매몰차게 말한다.

시간이 흐르고 파리 최고의 도박장에 백작과 마카리트가 등장한다. 거기에 듀발도 있다. 두 사람은 어색한 만남을 한다. 도박장이니 도박이 아니 벌어질 수 없다.

듀발은 백작의 돈을 따고 딴 돈을 그녀의 얼굴에 뿌린다. 꽃도 사고 다이아몬드도 사고 마차도 사고 달도 사고 무덤도 사라면서. 절망하는 그녀 뒤에 여자를 다룰 줄 안다고 비꼬면서 백작이 등장한다. 듀발은 백작의 따귀를 때리고 둘을 결투를 한다.

국가: 미국

감독: 조치 큐커

출연: 그레타 가르보, 로버트 테일러

평점:

: 듀발의 총에 맞은 백작은 다행히 죽지는 않고 목숨을 건진다. 피신했던 듀발은 영화의 첫 장면처럼 극장의 A석으로 들어선다. 거기서 마가리트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병석의 마카리트는 백작 대신 듀발을 찾는다. 듀발의 손에는 꽃이 들려 있다. 필시 동백꽃일 것이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마지막 치장을 한다.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한다. 사랑하는 그를 위해 예쁘게 보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함께 하지 않으면 불행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는 그녀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위로하는 듀발.

나쁜 기억만 있는 파리를 떠나자, 날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 그의 품에 안겨 그녀는 죽는다.

명예보다 여자를 사랑한 남자와 그의 사랑보다는 편한 인생을 택한 여자의 이야기인 <마농 레스코>처럼 뒤마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죠지 쿠커 감독의 <춘희>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주연인 그레타 가르보의 조금은 불행해 보이고 쓸쓸한 가을날의 낙엽 같은 분위기가 우수 머금은 미모와 잘 어울린다. 모던, 럭셔리, 양성적인 이미지는 그녀를 가히 뮤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주름 잡힌 하얀 드레스, 커다란 밀짚모자, 수놓은 숄, 길다란 트렌치 코트를 걸친 그녀의 모습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 도록 잔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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