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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러브 어페어(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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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4.16  14: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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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는 예쁜 여자만 보면 꼬리를 친다. 니키( 케리 그랜트)는 카사노바도 부러워 할 정도다. 만나는 모든 여자에게 잘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여왕처럼 떠받들어 주니 그를 싫어할 여자, 천국은 몰라도 이 세상에는 없다.

텔레비전 뉴스는 그의 결혼 소식을 주식시장의 분석보다 더 높게 취급한다.

여자 친구 소유의 호화로운 요트에서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케리는 약혼자를 놔두고 또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판다.

눈앞에 금발의 이쁜이 테리( 데로라 커)가 얼쩡거리는데 수작을 부리지 않으면 그답지 않은 태도다. 그녀 역시 그의 수작을 척척 받아치니 선수는 선수를 알아 본다는 동서고금의 이치는 변하지 않는다.

배 안의 승객들은 모두 유명인사인 니키를 안다. 그러니 두 사람의 애정행각은 쉽게 눈에 띈다. 입방아 꾼들은 소곤 대기를 멈추지 않고 한 몫 잡으려는 사진사는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다.

순풍에 돛단 배는 항해를 계속하고 두 사람은 곧 뉴욕에 도착한다. 항구에는 니키와 결혼할 여자가 마중나와 있고 케리의 구혼자도 설레는 마음으로 서성이고 있다. 대략난감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하나.

부두에서 기다리는 두 사람은 이런 사실을 모른체 서로의 연인과 재회를 한 후 각자의 길을 간다.

떠나는 연인을 등 뒤로 훔쳐 보면서 이들은 가슴 절이는 이별을 한다. 과연 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신파극 같은 물음을 아니 던질 수 없다.

이런 관객들의 호기심을 레오 멕케이 감독은 더욱 자극시키기 위해 6개월이라는 시한부 기한을 정해 둔다. (왜 하필 일주일이 아니고 180일이냐고 묻지 말라. 서로 상황을 정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감독이 정하면 일수불퇴이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흐르는 것이 시간이니 더디거나 빠르거나 그 시간은 왔다. 숙려 기간( 믿거나 말거나 영화에서 테리는 더 이상 다른 여자에게 집적거리지 않는다.) 을 거친 니키는 진정한 사랑에 빠져 그 스스로 돈을 벌어 테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미국의 최고 부자지만) 그림을 그린다.

테리는 구혼자( 이 남자는 끝까지 테리에게 충성을 다한다. 멀쩡한 정신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의 제의를 뿌리치고 오직 니키만을, 니키를 위한, 니키의 여자가 되기 위해 이제는 그만둔 보스톤의 밤무대 가수로 나선다.

뉴욕에서 천국이 가장 가까운 102층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먼저 도착한 것은 니키다. 엘리베이터 보이( 걸이 아니고 보이가 확실하다.)가 내려갈 것이냐고 같은 질문을 밤늦도록 물어도 니키의 대답은 한결같다. 노.

기다리던 테리는 오지 않는다. 애가 타는 것은 니키만이 아니다.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서 와서 둘이 얼싸안고 끌어 안기를 그래서 몰래 눈물 좀 뿌려 보고 싶은데 감독은 자꾸 지연시키고 더디게 화면을 움직인다. (애간장 먹이기는 능숙한 감독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다. 배안에서 숱한 농담 따먹기로 관객들을 웃겼던 감독은 이후 코미디 적 요소는 완전히 배제하고 진지모드를 시종일관 유지한다.예를 들면 내가 정숙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남자 방에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거나 이 배에서 매력적인 여자를 보지 못했다. 미인들은 이제 여행도 안하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불안했다라는 표현 등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한시가 급한 테리는 택시에서 내려 급히 달려간다.(하지만 뒷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눈 앞에 고층빌등의 탑이 올려다 보인다. 잠시 후 브레이크 페달 밟는 소리가 요란하고 거리의 사람들이 한 쪽으로 달려간다.

테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눈치 없는 관객도 눈치 챈다.

오지 않는 테리를 기다리던 니키는 오해하고 허리 아래가 마비된 테리는 자존심 때문에 니키에게 연락을 망설인다. 하려고 했어도 딱히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던 관객들은 문자나 카톡을 얼른 떠올렸을 수도 있다. 영화가 나온 시기가 1957년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도 하다.)

그러나 그 오해, 그 침묵 끝까지 계속되지는 않는다. 둘은 마침내 재회한다. 항로를 바꾼 두 사람의 사랑은 그제서야 운명처럼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국가: 미국

감독: 레오 멕케이

출연: 케리 그랜트, 데보라 커

평점:

: 이 사랑영화는 오래도록 사랑을 받았다. 받았다고 과거형을 써서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이 영화는 불멸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워낙 많은 심금을 울리는 사랑영화가 많이 나오기도 해서지만 사고를 모른 우직하고 바보스런 그 기간을 기다리는 현재의 연인들은 더 이상 존재하기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소위 리얼리티가 턱없이 부족해 긴 기간 동안 유지됐던 유명세가 유행을 다한 것에 불과하다. (유행은 도는 것이니 리메이크영화는 또 나온다. 1994년 글렌 고든 카슨 감독은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링을 주연으로 동명의 영화를 만들었다. )

손전화가 없던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오지 않는 그녀나 그를 늦게 까지 기다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없다고? 그럼 할 수 없다.) 기다리다 지쳐 자신이 배신당했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데보라 커처럼 교통사고가 난 것은 아닌가하고 너그럽게 용서했던 기억말이다.

니키의 마음이 바로 내 마음이었다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사람은 추억으로 산다. 이런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은 더 늦기 전에 케리 그랜트와 데보라 커 같은 낭만적 사랑을 해보시라.

가슴 따뜻한 지난 날이 없는 사람에게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너무 쓸쓸하기 때문이다. 호화로운 요트의 트랩을 오르내리면서 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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