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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항목 확대공개 사후관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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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항목 확대공개 사후관리 중요하다
  • 의약뉴스
  • 승인 2017.04.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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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소비불황은 개원가에도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환자는 줄고 경쟁은 심해져 폐업하는 병의원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대학병원은 진료 예약을 위해 며칠 심지어 한 달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외래는 붐비고 수술은 자꾸 미뤄지고 있다.

한 마디로 의료기관별 양극화가 극심해 의료전달체계는 무용지물고 전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7년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을 지난 3일 홈페이지(www.hira.or.kr)와 모바일앱 ‘건강정보’를 통해 공개했다.

심평원은 2013년부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의료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해 왔고 이번에 대상기관과 항목을 대폭 확대 조사·분석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150병상을 초과하는 병원·요양병원에서 전체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되면서 공개되는 기관수도 2016년 2041기관에서 2017년 3666기관으로 전년보다 1.8배 증가해 환자들은 보다 많은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있게됐다.

또 공개대상 항목도 107항목으로 전년대비 2.1배 확대됐고 신규 추가 항목은 61항목으로 늘어났다.

비급여 진료비용 등 28항목을 비롯해 치료재료 20항목, 제증명수수료 13항목이 포함된 것이다. (반면 기존 공개 대상 52항목 중 심장질환교육 등 6항목은 급여전환 등으로 제외됐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어느 병원의 어느 처치가 다른 병원에 비해 얼마나 비싸고 싼지 판가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최저비용과 최고비용의 차이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는 어느 약국의 영양제가 다른 약국에 비해 얼마나 싸고 비싼지 공개하는 일반약 다빈도 품목의 가격 비교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일반약은 동일한 제품과 용량이 비교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비급여 공개는 처치에 대한 이름은 같다 하더라도 의료진의 질이나 요양기관의 시설, 친절도 등을 감안하면 의약품 단순비교와는 확연히 다르다.

환자들이 비싸더라도 대학병원을 찾는 것은 그만큼의 비용지불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심평원의 비급여 확대 공개는 일선 병원에서 환자들이 싼 약을 찾아 이동하는 것과 같은 진풍경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비급여 확대 공개가 아주 의미 없는 것만은 아니다. 환자들은 동일 처치에 대해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기왕에 같은 돈을 지불한다면 좀 더 친절하고 유능한 병원을 찾아야 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병원들이 의술을 높이고 친절도를 강화하는 자극제로 작용될 전망이다.

환자들이 의료쇼핑을 하고 이 병원 저병원 옮겨 다니는 것은 기본적으로 의사나 병원에 대한 불신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를 환자의 변심으로만 폄하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경기가 힘들수록 병원들은 과잉진료나 비급여 진료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당연히 바가지를 썼다는 불쾌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특히 원치 않는 비급여 진료를 받았을 때는 더하다.

병원들의 비급여 진료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보장성 강화는 뒷전으로 밀려난다면 선진 의료로 가는 길은 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심평원의 비급여 항목 확대 공개는 의사에게는 양심진료를, 환자에게는 알권리가 강화됐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와 병원을 바라보는 환자의 태도가 벌어지기 보다는 좀 더 좁혀 지는 기회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심평원이 공개에만 의미를 두지 말고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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