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3-19 12:25 (화)
보장성강화와 의료질 향상을 위한 조치
상태바
보장성강화와 의료질 향상을 위한 조치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7.03.31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원에 가는 환자들은 진료비에 상응하는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는지 늘 궁금해 한다. 낸 것에 비해 받은 것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병원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환자와 병원 간에는 언제나 이런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실시되면서 질과 양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법이 좀처럼 보이지 않아 의료를 둘러싼 환자의 불만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무리 보장성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고 해도 질적 서비스가 따라 오지 못하면 확대된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감이 더 심해 질 뿐이다. 그렇다고 의료 서비스를 더 튼튼하고 강하게 하는 보장성 확대를 외면 할 수는 없다.

보장성도 늘리고 의료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둘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해법을 얻기 위해 국회에서는 최근 관련 토론회가 시의 적절하게 열려 주목을 받았다.

참석자들은 한결 같이 의료서비스의 질적 개선 없이는 보장성 강화가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둘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더 빛을 발한다는 것.

이른바 두가지 접근 방식을 동시에 취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질의 의료인력 확충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우수 인력 없이는 의료의 질적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 대신 파라메딕(Paramedic)이라 부르는 이른바 의료 보조 인력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질적 성장은 난망하다.

서울동부시립병원 김현정 원장도 이런 점을 중요시하면서 토론을 이끌었다. 김원장은전체 병동, 전체 병실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를 충족하려다 보니 우수 인력보다는 준의료 종사자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 이는 제대로 된 수가 반영 없이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당국에 대한 질타도 서슴지 않았다.

우수 인력의 안정적인 확보와 이들 인력의 세분화, 모형 다양화 등을 통해 제대로 된 보장성 강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요양보호사, 완화도우미, 간병인 등을 의료 보조 인력으로 보지만 말고 (의사와 함께하는)협동인력으로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영명 정책기획실장도 국민의 의료만족도 제고라는 본질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데 김현정 원장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양질의 보건의료인력 확충으로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문제는 이런 인력을 확보하는 재원마련 방법에 있다. 김 원장이 의료수가 문제를 지적한 반면 나 실장은 건강보험의 낭비적 지출구조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김원장은 의료 수가를 올려야한다는데 방점을 찍고 나 실장은 병원에서 근무해보니 환자가 오지도 않았는데 요양급여를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건강보험을 부정 수급하는 요양기관이나 사무장병원(불법개설 의료기관) 등을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비급여 진료비를 억제하자는데는 같은 생각이었다. 병원들이 환자 건강이나 질병치료보다는 지나친 영리추구로 과잉진료를 하지 못하도록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해법에서는 이견을 나타냈다. 나실장은 정부가 비급여 항목을 세부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강조했고 김 원장은 환자들을 상대로 의사들이 의료소비를 더 하도록 만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강제성의 처벌이냐, 아니면 스스로 하는 자정노력이냐는 차이점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가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보장성강화와 의료 질 향상이 함께 가야 하듯이 과잉진료와 부당청구를 일삼는 병원과 의사에 대한 일벌백계와 동시에 의료진 스스로 돈의 노예가 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의료 본연의 자세인 인술을 되새기는 마음의 정화가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