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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효소 기능 저하, 약물 부작용 증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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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효소 기능 저하, 약물 부작용 증가 확인
  •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 승인 2017.03.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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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대상 임상...약물 혈중 농도 상승

특정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한국인에서 약물 투여 시 혈중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2일 우울증치료제 아미트리프틸린과 위궤양치료제 오메프라졸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지혈증치료제 심바스타틴은 효소단백질로서 약물이 체내에서 이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물 수송체의 유전형 변이가 있는 한국인에서 약물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특정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유전형을 가진 사람이나 약물수송체 유전형 변이가 있는 사람에게 해당 약물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간효소 및 약물수송체 유전자형 분석은 혈액 중 DNA를 추출해 유전자를 증폭한 후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실시했다.

아미트리프틸린의 경우 한국인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아미트리프틸린을 투여한 뒤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간효소(CYP2C19, CYP2D6)의 유전형에 따라 약물 투여 후 혈중 농도를 평가했다.

CYP2C19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유전형군에서 아미트리프틸린의 대사가 억제돼 해당 약물의 혈중농도가 간효소 기능이 정상인 군보다 1.5~2배 증가했고, CYP2D6 간효소 기능이 일부 저하된 유전형군에서는 아미트리프틸린 활성대사체인 노르트리프틸린의 혈중농도가 1.5~2배 증가했다.

약물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약효와 함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 효소기능이 정상인 사람과 동일한 용량의 아미트리프틸린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경우 입이 마르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투여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에 비해 CYP2C19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유전형군은 5배, CYP2D6 활성이 일부 저하된 유전형군은 약 2배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오메프라졸도 아미트리프틸린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투여한 뒤 대사에 관여하는 간효소(CYP2C19)의 유전형에 따라 약물 투여 후 혈중농도 등을 측정했다.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군에서 오메프라졸의 혈중농도는 효소활성이 정상인 군보다 혈중농도가 2배 이상 높아졌으며, 혈중농도 상승으로 약물효과인 위내 산도가 pH4 이상으로 유지되는 시간도 정상인 군보다 약 2배 길어졌다.

다시 말해 CYP2C19 간효소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절반 정도의 오메프라졸 투여만으로도 간효소 기능이 정상인 사람과 동일한 혈중농도를 얻을 수 있다.

심바스타틴에 대해서는 한국인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약물수송체 SLCO1B1, ABCB1의 유전형 변이가 심바스타틴의 혈중농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SLCO1B1 유전형 변이에 따른 심바스타틴 혈중농도에는 영향이 없었으나, 심바스타틴의 활성 대사체인 심바스타틴산의 혈중농도가 1.4배 높았고, ABCB1 유전형 변이에 따라 심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산 혈중농도에는 영향이 없었다.

SLCO1B1 유전형 변이가 있는 사람에서 유전자형 변이가 없는 사람과 동일한 용량을 투여하는 경우 근육통이나 신부전 등 부작용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투여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안전평가원은 임상결과와 관련해 “약물 반응과 연관이 높은 유전형 분석을 통해 개인 특성에 맞는 약물 복용량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유전형 분석 연구 확대 등을 통해 약물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여 의약품 안전사용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전평가원은 그동안 한국인에서의 출혈 등 중증의 부작용 발생이 많은 항혈전제 와파린 등 2개 품목의 유전형 분석연구를 실시해 제품 허가사항 등에 반영하고 투여 시 주의하도록 안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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