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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심한섭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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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심한섭 부회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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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란 절대적인 것입니다. 사람을 살리고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어느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개념은 중요치 않다고 봅니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 심한섭 상근부회장(68)의 약에 대한 정의와 생각이다. 이처럼 약은 ‘국적의 문제’가 아닌 ‘삶의 질 향상’이라는 넓은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KRPIA는 지난 99년 3월 발족한 신약개발중심의 다국적 제약사들의 모임으로 의약품 관리·허가와 수입·외제약품의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현재 29개사의 다국적 제약사가 회원사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KRPIA의 실질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심 부회장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다국적 제약사 출신이 아닌 인천검역소장과 보건사회부 약정국장, 식약청 서울지방청장 등을 지낸 소위 이 바닥에선 꽤 알려진 행정공무원 출신이다.

“처음에는 보사부 약정국장과 의료보험심사위원까지 지낸 공무원 출신이 나라 팔아먹는 일에 앞장선다는 얘기까지 들을 정도로 주변의 만류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도 많아졌고 이해하는 분들도 늘어 별 어려움 없이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신약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개발 없이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장이 세계화되면서 신약창출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제는 정부가 쳐준 폐쇄된 공간 속에서 충돌 없이 안주하기 보다는 세계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약품의 세계화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심 부회장은 평균 1개의 신약을 만드는데 투입되는 자금이 약 5천억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지난해 1년 매출과 맞먹는 수치다. 그럼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은 요원한 문제일까?

이에 심 부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을 위한 선결과제로 ‘분위기조성’과 ‘협조’, ‘열린 사고’ 등을 주문했다.

정부는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제약사들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해야 하고 제약사는 학계, 연구소 등은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사까지도 연계할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

“다국적 선진 제약사의 신약개발 능력을 국내 제약사들이 단시일 내에 따라잡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학계, 연구소, 제약사들 간의 상호 협조는 신약개발을 위한 과제이자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심 부회장은 최근 약에 대한 근본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생명연장의 도구로만 인식되던 약이 ‘삶의 질’의 영역까지 확대됐고 현재는 항정신성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심 부회장의 주장이다.

“약의 근본 개념은 생명의 연장에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삶의 질’에까지 약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아그라’입니다. 자연적인 퇴화현상까지도 약의 영역에 포함시킨 것이죠. 향후에는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우울한 기분을 풀어주는 항정신성 분야로의 기술 발전이 예상됩니다.”

그는 또 국내 제약사, 소비자, 정부의 의식이 세계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를 위협의 존재로 인식하기보다는 파트너로서 인식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정의감(正義感)’을 강조한다. ‘바른 뜻을 따르는 마음’ 즉 정의감은 모든 제약사 현안 해결의 시발점(공통분모)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정의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겠지만 경쟁사 또는 경쟁 제품이라도 좋은 점이라면 자신을 과감히 버리고 따를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심한섭 부회장이 국내 제약사에 던지는 애정 어린 충고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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