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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료기술, 결정기간 지나도 고시 후 활용서울고등법원...“고시 전 검사·청구는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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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3.18  06: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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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료기술결정신청에 대한 결정기간이 지난 뒤 신의료기술을 시행하고 이를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A학교법인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A학교법인은 2006∼2010년 5865명의 환자에게 소변으로 폐렴 연쇄상구균의 항원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폐렴을 진단하는 ‘폐렴 연쇄상구균 소변항원검사’(폐렴 검사)를 실시한 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00년 12월 8일 제정·고시한 ‘감염증 혈청검사’ 중 ‘기타 감염증 항원’ 검사항목(나-475, 이 사건 급여행위)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0년 8월 23일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를 통해 이 사건 진단행위를 신의료기술로 고시, 2010년 11월 26일(시행일 2010년 12월 1일) 이 사건 진단행위에 해당하는 ‘폐렴 연쇄상구균 소변항원 검사’를 비급여 대상(노-398)으로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복지부 장관은 2011년 8월 25일 ‘감염증 기타검사’ 항목을 신설, 종래 ‘감염증 혈청검사’로 분류돼 있던 ‘폐렴 연쇄상구균 소변항원검사’를 신설 항목으로 재분류했다.

그러자 심평원은 “이 사건 진단행위가 2010년 12월 1일 이전에는 신의료기술 신청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A법인이 2010년 11월 30일까지 급여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1억 7712만 811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A학교법인은 “복지부는 이 사건 진단행위를 소변을 검체로 이용하는 ‘감염증 혈청검사’의 하나로 분류했고, 혈청검사는 ‘serology test’를 번역한 것으로 소변을 검체로 하는 검사방법이 포함될 수 있다”며 “심평원 홈페이지에서도 이 사건 급여행위의 검체를 혈청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비춰 보면 이 사건 급여행위가 혈청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이 사건 진단행위와 이 사건 급여행위는 검사목적과 방법 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평원 역시 그동안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해 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A법인은 “이 사건 진단행위는 이 사건 급여행위에 포섭된다고 보아야 하고, 차후에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해 신의료기술결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전해 행한 이 사건 진단행위를 소급해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A법인은 “세균의 일종의 레지오넬라와 진균의 일종인 칸디다, 사스페르길루스에 대한 소변항원검사에 대해 요양급여행위결정신청을 했다”며 “복지부 장관은 2001년 7월 16일 이들 항원검사를 이 사건 급여행위에 포함하는 요양급여행위로 결정한 점을 들어 환수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소를 제기했다.

또 A법인은 재량권 일탈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 “심평원 홈페이지에도 비뇨생식 검체를 이용하는 검사방법을 이 사건 급여행위에 포함된 것으로 소개했다”며 “2008년 2월경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했음에도 그로부터 2년 9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비급여 대상으로 등재해 반환해야 할 요양급여비용이 증가했다”고 꼬집했다.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제4조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신의료기술평가신청서를 접수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해당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평가결과를 신청인에게 통보해야 하며, 해당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평가결과, 사용 목적, 사용 대상 및 시술 방법 등을 고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A법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급여행위가 예정한 검체는 혈청에 한정된다”며 “소변을 검체로 사용하는 이 사건 진단행위는 이 사건 급여행위의 원칙적인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급여행위는 '감염증 혈청검사'로 분류돼 있으므르 혈청으로 국한하고 있음이 문언상 명백하다”며 “폐렴 연쇄상구균 소변항원검사가 2010년 11월 26일 비급여대상으로 신설될 당시 ‘감염증 혈청검사’의 하부 항목으로 분류되기는 했으나 2011년 8월 25일 개정 고시에서 ‘감염증 기타검사’를 신설해 하부 항목으로 다시 분류한 점을 고려하면 착오에 의한 것이거나 당시 항목이 별도로 없는 상태여서 잠정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폐렴 연쇄상구균의 항원을 검출해 폐렴을 진단하는 점에서 검사의 목적이 동일하다고 볼 수는 있으나 이 사건 진단행위는 소변을 검체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혈청을 검체로 사용하는 이 사건 급여행위와는 차이가 있고, 검체의 차이에 따라 사용대상, 구체적 검사방법, 유효성 등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진단행위가 이 사건 급여행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진단행위에 해당하는 폐렴 연쇄상구균 소변항원검사는 2010년 8월 23일 신의료기술로 고시됐고, 2010년 11월 26일 비급여대상으로 등재됐다”며 “2010년 12월 1일 이전에 실시된 이 사건 진단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요양급여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그럼에도 A법인은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이 사건 급여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며 “신의료기술평가 절차가 도입되기 이전 레지오넬라 등에 대한 항원 검사에 관해 B병원의 요양급여행위 결정신청이 있었으나 이 사건 진단행위에 관해 원고나 다른 의료기관이 요양급여 결정신청을 한 사실이 없다”고 판시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어떤 의료행위가 요양급여 대상인지 또는 비급여 대상인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요양급여 운영의 안정성 도모 및 보험재정의 건실화를 위해 원칙적으로 요양급여비용 청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A법인은 이 사건 진단행위에 사용되는 시약을 요양급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시약을 사용해 실시한 이 사건 진단행위 역시 요양급여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행위·치료재료·약제를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해 규율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제도 하에서 연관성이 있는 항목이라 하더라도 그 중 어느 하나를 먼저 급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정책적 판단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떤 시약이 요양급여대상으로 인정됐더라도 그 시약을 이용한 검사가 당연히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해서도 “A법인은 이 사건 진단행위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 절차가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급여행위를 준용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으므로 원고가 반환할 요양급여비용이 증가한 데에는 A법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 홈페이지에 비뇨생식 검체를 이용하는 검사방법도 이 사건 급여행위에 포함된 것으로 소개했다는 지적에 대해 “다양한 검체를 통한 항원검사가 이 사건 급여행위에 포섭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소개로 보일 뿐”이라며 “소변을 검체로 하는 일체의 검사방법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을 필요도 없이 급여대상 행위로 인정한다는 취지의 공식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법인은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상 신의료기술결정신청에 대한 결정기간이 지나면 요양기관은 신의료기술을 시행하고 국민건강보험법령상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신의료기술결정신청과 이 사건 처분이 선행 행정행위와 후행 행정행위가 결합해 하나의 법적 효과를 달성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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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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