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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아가씨와 건달들(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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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아가씨와 건달들(1955)
  • 의약뉴스
  • 승인 2016.12.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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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이 풀리면서 사람들이 아바나로 몰리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붉고 노랗고 파란 올드카가 북적이는 작은 골목길을 거닐면서 헤밍웨이가 선술집에 앉아 즐겨 먹었던 럼과 체게바라의 혁명정신을 기억하고 싶다고 말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도 괜찮을 것 같다.

조셉 L. 맨키비츠 감독의 <아가씨와 건달들>(원제: Guys and Dolls)의 주인공 스카이 마이터슨(말론 브란도)과 사라 브라운( 진 시몬즈)이 서로 질투로 몸이 달아올라 상대를 밀치면서 ‘미친 춤’을 미친 듯이 추는 장면을 회상하면서 나이트 클럽을 찾는 여정 말이다.

두 사람이 춤추는 장면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화면 가운데서도 명 장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많이는 말고 조금만 술에 취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느 싸구려 클럽에서 걸쭉한 춤사위 한번 흔드는 아바나 여행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각설하고 영화는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의 주인공이 각기 다른 상황에 처했으면서도 종국에는 하나로 합쳐지는 해피 앤딩으로 끌고 가고 있다.

 

두 남자는 도박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스카이가 뉴욕에서 알아주는 선수라면 네이던 디트로이트( 프랭크 시나트라)는 도박은 하지 않지만 도박장을 물색하고 개평을 뜯는 도박 알선업자다.

1950년대 타임 스퀘어는 불법 오락을 일삼는 일당을 일방타진하기 위해 경찰병력이 분주하다. 도박장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네이던은 지하차고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데 장소비용 1천 달러가 발목을 잡는다. 예정된 시간은 다가오고 내로라하는 꾼들이 속속 도착하자 네이던은 안절부절이다.

이때 스카이가 구세주처럼 나타난다. 네이던은 스카이에게 사라와 아바나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조건으로 내기를 건다.

레스토랑에서 어느 음식이 많이 팔렸는지 미리 알고서 건 도박에 스카이가 빠져 들지 않자 두 번째로 꺼낸 카드다.

한편 저녁 식사 대상자로 찍힌 사라 브라운은 처녀이며 미모가 상당하고 조금은 새침한데 선교 활동에 열중이다.

하지만 회개하라는 하느님 말씀은 잘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1달러짜리 금시계 행상에 군중이 몰린다.

사라가 속한 지부는 폐쇄 위기에 몰려 있다. 이런 틈을 스카이가 파고든다.

도박꾼과 선교사.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인생행로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신파의 대사처럼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은 두 선남선녀가 척 보기에도 서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잘 생기고 언변이 좋고 당연히 노래도 잘 부르고 거기다 산전수전까지 겪은 인생 경험이 풍부한 스카이가 세상물정 모르는 선교사 정도를 꼬드기는 것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내기처럼 싱겁다.

판도 예상대로 벌어진다. 그런데 판을 주선하는 네이던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아델라이드(비비안 블레인)이 있다.

아델라이드는 클럽의 쇼걸 겸 가수인데 그녀는 약혼하고 14년 동안 결혼을 미루는 네이던 때문에 애간장을 태운다.

언제가 곧 하겠다고 하고서는 도박 때문에 결혼식장을 가지 못하는 네이던도 문제지만 그런 남자를 단칼에 자르지 못하고 오매불망 일편단심으로 섬기는 그녀도 딱하기만 마찬가지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주사위는 던져지고 승자와 패자는 결정된다. 이 즈음 스카이는 사라와 아바나에서 진한 밀회를 즐기는데 인간사 따위는 난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매달리는 순진한 선교사의 대시가 싫지만은 않다.

뉴욕으로 돌아온 스카이는 도박꾼들인 진짜 죄인을 섭외해 선교회를 빛내줘 교구장의 환심을 사고 꾼들은 내기에 진 빚 대신 고해성사를 통해 잃었던 영혼을 얻게 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안 되는 것이 없는 출연진들의 능력이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도박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이 영화를 보면 시카고에서 공수해온 검은 점을 모두 지운 자신만의 주사위로, 던졌다하면 백전백승하는 날건달처럼 한탕 크게 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국가: 미국

감독: 조셉 L. 맨키비츠

출연: 말론 브란도, 진 시몬즈, 프랭크 시네트라, 비비안 블레인

평점:

 

: 두 쌍의 남녀는 교구장이 주례를 선 가운데 뉴욕시가 정한 자치법률에 따라 합법적인 부부가 된다.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영화는 끝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이런 가사를 노래로 날린다. “별을 따는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 그 건 분명 여자 때문일 거다. 비를 맞고 서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건 여자를 사랑한 남자가 분명하다. 슬프기도 우습기도 하지만 돈 보다 더 좋다는 사랑에 빠진 남자가 한 짓거리다.”

남자대신 여자를 써도 달라질 것은 없다. 세상에 돈 보다 좋은 것은 없다. 단 하나 있다면 사랑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건 진리다.

도박꾼과 아가씨의 사랑은 당연히 돈보다 앞서있다. 세상에 태어난 가장 큰 축복은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쓰고 나오는 중절모는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다.

조금 삐딱하게 쓰면 오른쪽 눈을 적당히 감추는데도 도움을 주고 춤을 출 때 도구로 사용하는데도 문제가 없다.

키도 몸무게도 미모도 백중세인 여자들이 떼로 선보이는 고양이 춤, 공장의 기계들이 즐비한 지하 도박장에서 벌어지는 남자들만의 박력 있는 춤은 아주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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