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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법인 명의대여 진화 사무장병원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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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법인 명의대여 진화 사무장병원 철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11.28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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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고 기각...1인 1개소법 헌재 판결에 영향 줄 듯

의료계의 ‘환부’인 사무장병원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한 것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판결을 내렸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비영리법인이 절차를 무시하고 의사로부터 명의를 대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은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제2부는 최근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취소 청구의 소에서 원고의 상소를 기각했다.

A씨는 자신의 명의로 B전문병원을 개설한 뒤 의료행위를 했는데 건보공단은 A씨에 대해 C재단에 명의를 대여,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A씨에겐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C재단에 명의를 대여하지 않았고, 실제로 병원을 운영했다”며 “C재단은 비영리법인이어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있으므로 재단에 고용됐더라도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모두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C재단에 고용된 후, 자신의 명의로 B병원을 개설해줌으로써 명의를 대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C재단이 비영리법인으로서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병원을 개설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한다”며 “C재단은 병원을 개설할 때 관할 행정청인 서울특별시장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있는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있는 의사로부터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비영리법인이 설립목적과 달리 영리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할 위험이 있고, 비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법적 규제가 의미 없게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던 A씨는 대법원에까지 상고를 진행했으나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및 상고이유를 모두 살펴봤으나, A씨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거나 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법 제5조에 의해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건보공단 법무지원실 김준래 변호사(선임전문연구위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의료법 제33조 제4항에 관한 최초의 확정 판결”이라며 “비영리법인의 경우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해서는 안된다는 명문규정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반시 환수처분이 적법하다는 걸 인정했다”고 전했다.

의료인의 경우에는, 의료법 제4조 제2항이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비영리법인의 경우에는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해서는 안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의료법 제4조 제2항의 명문규정 있는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 이는 환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는 경우에도, 이번 사건과 같이 의료법 제33조 제3항, 제4항 위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판결은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판단 중인 의료법 제33조 제8항(1인 1개소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후문이다.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에서 네트워크병원에 대해 지급된 요양급여비용 환수하겠다는 건보공단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선고가 내려졌다. 당시 고법 판결 덕분에 현재 1인 1개소법 위반으로 건보공단이 환수처분을 내린 사건들의 심리가 다시 시작된 상황이어서 건보공단 입장에선 이 판결은 매우 반가운 판결인 셈이다.

김준래 변호사도 “이번 판결은 앞으로 1인 1개소 법 사건의 헌법소송과 대법원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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