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규제당국이 암젠의 파사비브(Parsabiv, 에텔칼세타이드)를 혈액 투석 중인 성인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을 위한 속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 환자들이 새로운 대안을 갖게 된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속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은 환자들의 신장 기능이 손상됐을 때 칼슘 및 인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부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질환이다.
혈액투석 환자 중 79%는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과도한 칼슘 및 인 수치는 골다공증 같은 중대한 임상적 결과들을 야기할 수 있다.
파라시브는 부갑상선의 칼슘감지수용체와 결합해 부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새로운 칼슘유사제다. 또한, 주 3회에 걸쳐 각 투석 세션이 끝났을 때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하는 최초의 칼슘유사제다.
이번 승인은 3건의 임상 3상 시험 자료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한 연구에서는 파라시브를 투여 받은 환자들 중 74%의 부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위약군 중 부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감소한 환자 비율은 8.3%였다.
파라시브는 속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에 대한 암젠의 기존 제품인 센시파(Sensipar, 시나칼세트)와 비교했을 때 부갑상선 호르몬이 30% 이상 혹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입증됐다.
영국 런던 의과대학 신장학 부문 존 커닝햄 교수는 “만성적이고 복잡한 질환인 속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을 관리할 때 관련된 실험실 수치를 권고되는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치료 실패가 상당히 일반적인데 파라시브는 의사들에게 좀 더 치료에 대한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암젠 연구개발부문 션 하퍼 부회장은 이 질환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임상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파라시브는 의료인들이 직접 1주에 3번 투석 세션의 일부분으로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FDA는 암젠에게 이 약물의 승인을 거절한다는 내용의 심사완료통지서를 전달한 바 있다. 자세한 승인 거절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