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제약산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시작한 9일 오전 11시경 국내 코스피 시장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약세 가운데 유독 하락세가 두드러진 업종은 의약품 업종으로, 한때 6% 이상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안정세를 보이면서 -4.15%로 마무리됐다.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주가 하락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는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공약으로 들고 나온 만큼 수출 주력 산업의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당장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쳤지만, 향후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해서는 개별 업체의 상황에 따라 트럼프 후보의 당선 다르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제약사나 바이오기업은 트럼프의 당선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후보는 공약을 통해 소위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반면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내세웠던 약가 규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케어 폐지에 따라 병원과 의료시설, 보험 등은 피해가 예상되지만, 신약 개발 업체는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가정했을 때보다 약가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업체에는 반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후보가 약가 규제를 내세웠던 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기업에는 유리할 수 있었지만,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 같은 기회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트럼프 후보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던 만큼 자국 기업 보호를 목적으로 타 국가 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으며, 결과적으로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기업은 미국 진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9일 국내 주요 코스피 상장 제약사의 주가를 살펴보면 제일약품이 -11.34%를 기록해 의약품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JW중외제약이 -7.89%, 일동제약 -6.57%를 기록해 하락폭이 큰 편이었다.
또한 한미약품 -4.41%, 일양약품 -4.20%, LG생명과학 -3.74%, 한독 -3.56%, 보령제약 -3.53%, 대웅제약 -3.24%, 종근당 -2.94%, 광동제약 -2.51%, 유한양행 -2.33%, 녹십자 -1.00%를 기록하는 등 49개 종목 모두 전일보다 하락한 수치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