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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절제 이른 복통환자, 과실주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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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절제 이른 복통환자, 과실주장 기각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10.2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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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당시 의학수준에서 최선”
 

의료진의 진단, 치료가 늦었다는 환자의 주장에 대해 법원이 당시 의료수준에 비춰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환자 A씨와 가족들이 B학교법인과 B학교법인이 운영하는 B대학병원 재직 의사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1월경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모 병원에서 간문맥혈전, 식도 정맥류, 복수가 차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로부터 2주 뒤 A씨는 B대학병원에 내원했고 의료진은 미국에서 시행한 검사 자료를 확인하고 혈액검사, 복부 CT, 초음파 등의 검사를 시행했는데 ANA(혈액창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고, 비장 비대증을 수반한 간문맥 항진증 등의 소견이 있었다.

A씨는 10일 정도 후에 입원해 간 생검 및 상부위장관 내시경 등이 검사를 받고 이틀 뒤 퇴원했다. C씨는 자가면역 간염을 의심하고 A씨에게 스테로이드 계열의 aolondo 및 Azafmf 처방해 투약하도록 했다.

이후 A씨는 심한 복통이 발생해 B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복부 CT 등의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포르피린 검사상 악성 결과가 나왔으며, 간문맥 차단 가능성, 장간막 출혈 악화, 복수량 증가 등의 소견이 나타났다.

B대학병원 의료진은 혈액종양내과 의료진과 협진해 포피리아에 의한 복통으로 판단하고, A씨에 대한 스테로이드 투약을 중단했다.

그 뒤, A씨는 간성혼수가 발생해 의식 불명의 상태가 됐고,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상승됐다. 이에 의료진은 A씨에게 뇌 CT 검사, 두팔락 관장 등의 처치를 해 상태가 호전됐다. 의료진은 이식외과에 협진을 의뢰했고, A씨의 자녀들이 귀국해 간 이식을 위한 공여자 선별검사를 받았다.

A씨는 혈변 증상과 함께 발열, 복통, 복부팽만이 지속됐고, 의료진은 A씨에게 예방적 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했다. 이후, 의료진은 복부 CT 검사를 시행했고, 장문맥혈관의 혈전증 과 장 괴사가 의심돼 소장 절제 수술 등을 시행했다.

A씨는 2달 뒤 십이지장-공장 문합술을 시행받고 한 달 뒤 퇴원했다.

A씨와 가족들은 “B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의 증상을 충분히 고려해 진단해야 했음에도 막연히 자가면역 간질환으로 진단해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을 처방해 투약한 과실이 있다”며 “심한 복통이 발생해 내원했을 때 충분한 검사나 진단없이 스테로이드의 독성을 제거하는 보존적 처치만 받았고, A씨를 방치했다가 가족들의 요구에 의해 복부 CT 검사를 실시해 간성혼수 및 장 절제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와 가족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B대학병원에 내원할 당시 특별한 증상은 없었고 의료진은 A씨의 이상 소견에 대한 감별 진단을 위한 검사를 충분히 시행했다”며 “A씨에 대한 검사 결과, 자가면역 간염으로 확진되지는 않았지만 의심스러운 단계여서 의료진은 스테로이드 약물을 투여하고 경과관찰을 하려고 한 것으로 이는 합리적인 재량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게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 기간은 10일 정도로 그 기간 동안이라면 약에 의한 부작용은 거의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A씨가 이상 증상을 보이자 즉시 스테로이드의 투여를 중단했다”며 “A씨에게 발생한 소장 천공 및 괴사는 특발성 혈소판 증가증에 의한 것으로, 이러한 진단이 있기 전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B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에 대한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당시 임상의학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에 비춰 최선을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A씨들의 주장과 같이 의료진이 진단 및 치료 과정에 있어서 어떠한 주의의무를 위반하거나 과실로 인해 A씨에게 악결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의료진이 A씨의 장관 허혈성 변화를 일찍 진단했다면 소장 천공 및 장 절제술을 피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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