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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 토대 부당요양급여 처분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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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 토대 부당요양급여 처분 위법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10.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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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의사 118일 처분 취소 선고...개별 환자 가려야

부당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현지조사를 토대로 산출한 총 부당금액으로 행정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최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 취소소송에서 복지부가 내린 118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했다.

A씨는 2011년 8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6일 동안 현지조사를 통해 2008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3년 동안의 진료 내역을 조사받았다.

▲ 행정법원 모습.

현지조사 결과, 일부 수진자는 실제 입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주사투여·물리치료 등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실시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작성했으며, 입원료 및 이학요법료 등을 요양급여비(2억 900만 6370원)로 청구하고, 법정본인부담금(7679만 6690원)을 수진자에게 징수한 점이 밝혀졌다.

조사대상 기간 심사결정 요양급여비용은 총 14억 1567만 4770원으로 총 부당금액은 2억 8580만 3060원(월 평균 부당금액 793만 8973원)으로 부당비율 20.18%를 적용, 2015년 4월 21일 업무정지 118일을 처분했다.

이에 A씨는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적이 없다”며 “수사결과에 따라 기소된 2122만 5286원이 아닌 확인서등을 근거로 부당금액을 2억 8580만 3060원으로 보아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A씨는 사무장 B씨 등과 공모,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환자를 허위 입원 또는 장기간 입원시켜 주고 입원기간 동안 적정한 치료를 한 것처럼 속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를 교부받아 편취하고, 보험사에 입퇴원확인서를 발급해 보험금 편취를 용이하게 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사기방조·사기·의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공소사실에 적시된 부당금액 2122만 5286원을 공탁했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처분의 사유가 있다고 보려면 원고가 속임수나 그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 2억 88580만 3060원을 지급받았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373명 환자가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그런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복지부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373명 모두 속임수나 그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지급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복지부가 특정한 허위 입원환자수와 그로 인한 요양급여비용은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수사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형사사건에서 검찰이 40명 외에 다른 환자들에게 허위로 입원치료를 받게 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심사평가원이 입원환자의 진료기록부를 분석한 결과, 경미한 상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기는 하나 환자의 연령·발병 경위에 따라 객관적인 증상이나 자각증상에 개인적인 편차가 존재하므로 일률적으로 입원치료할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A씨가 규정을 위반해 속임수가 그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이 사건 입원환자에 대해 실제 입원이나 치료가 이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가려보지 않은 채,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은 명단을 근거로 처분을 했을 뿐만 아니라 부당하게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전체 입원기간 동안 지급된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총 부당금액으로 확정한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이 복지부의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이상 법원은 재량권 일탈·남용 유무만 판단할 수 있을 뿐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가 적정한 것인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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