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움직이는 당랑이다. 녀석이 앞발을 들었다. 도대체 겁이라고는 없다.
오죽하면 수레바퀴를 막아 선다는 당랑거철이라는 고사성어까지 생겼을까.
춘추전국시대 장공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벌레가 아닌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불세출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무모한 것은 용감한 것일까.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낫 모양의 앞 발을 들고 몸을 전후좌우로 흔들면 당랑권법이 완성된다.
참으로 기이한 벌레다. 교미하고 나면 수컷을 잡아 먹는다. 그 댓가로 200여개의 알을 낳는다고는 하지만 죽는 수컷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배가 불러 오는 것을 보니 상대를 먹은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자기 분수도 모르고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녀석이 왠지 부럽다.
때로는 앞으로 나서기만 할 뿐 뒤로는 물러서지 않는 저런 녀석의 객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범아재비여, 부디 그 기백 잃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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