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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란 막고 공치사로 분열하는 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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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란 막고 공치사로 분열하는 의협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09.29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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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그렇듯이 환란을 막아낸 이후가 조직을 유지하기 가장 어려운 시기다. 본래 환란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이후, 조직들은 공치사 과정에서 분열하기 때문이다.

올해 실손보험 보장에서 제외됐던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이 의료계의 노력으로 개정될 가능이 높아졌지만 정작 의료계는 내부 분열로 눈총을 사고 있다.

수년간 걱정하고 우려했던 현안들이 잘 해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일을 해결함에 있어 ‘누가 더 고생했는지’에 대한 저울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대응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노력은 굳이 이 글에서 일일이 나열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언론매체에서 의협의 노고가 다뤄졌다.

또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도 금융감독원을 직접 항의 방문하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실손보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위까지 구성했다.

이런 의료계의 노력에 금감원은 하지정맥류,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과 관련된 문제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최근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을 치료목적으로 판단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표준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 의료계의 모습은 간만에 얻어낸 성과의 빛을 잃게 만들고 있다.

분명 김승진 회장의 경우, 금감원으로 지속적으로 항의방문을 했지만 노고를 인정받지 못한 점에서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손보험 문제가 하지정맥류 하나 해결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어쨌든 하지정맥류와 관련된 실손보험 문제는 해결됐다.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닌가?

의협 또한 김 회장과 노만희 회장의 노고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어야 했다. 산하단체의 힘을 실어주고 보다 현안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중앙단체로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누가 이번 성과를 이끌어내는지 따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실손보험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해결됐는지부터 생각해야한다.

현재 의료계는 타 직역에게 의사들의 영역까지 침범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화합이 중요한 시국이니만큼 공치사로 싸울 때가 아니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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