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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보연 급여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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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보연 급여관리실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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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행위와 약에 대한 급여여부를 결정하고 상한가를 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리 잘해도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온다. 거의 모든 사안을 놓고 이해당사자간 의견이 상충된다. 김보연(49) 급여관리실장이 자신의 업무를 '길가름'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심평원은 이해단체의 중간자역"

급여관리실에선 3개의 전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약제·재료·행위 등이 그렇다. 이들 위원회는 의약계 단체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공단, 심평원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급여관리실의 주요 업무는 전문위원들에게 급여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결론 도출을 위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마다 시각차가 크다. 이견을 조율하는 일이 그만큼 힘겹다.

"급여관리실 뿐만 아니라 심평원이란 조직 자체가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약품이나 치료재료 등을 비용·효과 측면에서 답을 내놓더라도 관련단체들이 불만족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수록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약의 상한가 문제는 첨예하다. 소비자단체는 지나치게 약가가 높게 산정됐다고 지적하는 반면 업계에서는 가격이 낮아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이 때문에 남몰래 속앓이를 한다고 김 실장은 토로했다.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돼야"

김 실장은 저가약 대체조제가 이제는 활성화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약효등 질적인 측면이 확보됐다면, 비용면에서 국민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저가약 대체조제는 부진한 편이다.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통계조차 잡혀있지 않다. 지난 2001년 7월 제도 도입 이후 2003년까지는 품목수가 지나치게 적었다. 지난해 들어서야 겨우 2천433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점점 여건이 조성돼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실장은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대체조제 부진의 이유를 세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에는 생동성을 확보한 약품수가 너무 적었다. 이제는 품목수가 충분히 늘어난 만큼 대체조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물론 효율적인 홍보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약물사용평가(DUR), 꾸준히 확대"

지난 2003년부터 병용금기약품 등으로 인한 약물부작용을 국민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 병용금기약품에 대한 홍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발족한 의약품사용평가위원회가 그 산물이다.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됐다.

이 위원회에서는 병용금기약품 등 일부 해당품목을 고시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의·약사가 처방이나 조제를 할 때 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병용금기약품의 처방 및 조제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심평원은 이런 시스템을 이미 구축하고 있다. 만약 병용금기약품이 처방되고 조제된 내역이 심평원에 청구되면 해당 약국과 병원에 통보하고, 관련단체에도 이를 알려준다. 차후에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진료비(약제비) 심사과정에서 조정(삭감) 등을 통해 이를 걸러내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환자들이 병용금기 약품을 복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사들은 대개 상품명으로 처방한다. 이런 탓에 급여관리실은 병용금기약물과 함께 해당 품목도 공개하고 있다. 현재 3만개 의약품 가운데 172개 성분이 고시돼 있다. 지난 3월2일 42개의 병용금기 약물과 14개의 연령금기 약물이 추가됐다. 이 중 145개 품목이 해열진통소염제다. 그 다음이 항생제다.

"꾸준한 피드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작업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병용금기약품을 계속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치명적인 약품의 용량' 등 질적인 부분도 관리해나갈 생각이다."


◇"의약품종합정보센터, 공급 유통흐름 파악"

심평원에는 현재 의약품종합정보센터 설립준비단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7명으로 구성된 TF가 업무설계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업무는 확정되지 않았다.

복지부가 보건사회연구원에 3월말까지 연구용역을 준 상태다. 연구결과가 나와봐야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이 센터의 목적은 전반적인 유통흐름을 파악해 보자는 것이다. 다른 부분보다 공급측면의 흐름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공급업체와 병·의원간의 거래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유통의 투명화를 제고하고, 단계적인 의약품의 흐름을 파악하기 센터 설립을 심평원에 요청한 것이다."


◇"20년 동안 땀흘린 직장…만족도 조사결과 서운"

김 실장은 최근 한국능률협회에서 실시한 고객만족도 조사결과에 대해 서운하다고 했다. 20년을 한결같이 몸 담아온 직장이 최하위 점수를 받은 것이 적잖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정답은 하나라고 그는 말했다.

"열심히 하는 것외에 별수 있겠느냐. 이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심평원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정중동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불가능해 보이기는 하지만, 관련단체가 모두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자료를 객관화시키고 중립적인 위치를 고수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말이다. 그것이 심평원의 업(業)인 탓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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