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챈틱스(Chantix, 국내 제품명 챔픽스)에 대한 시험 자료가 미국 FDA 검토관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데 실패하면서 미국 시장 내 제품 라벨에서 심각한 경고문을 제거하기 위한 회사의 시도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FDA 검토관은 예비검토에서 시판 후 연구를 통해 도출된 수집 및 해석 자료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화이자는 챈틱스가 자살충동, 적개심, 초조증 같은 정신학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표기돼 있는 블랙박스 경고 문구를 제거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FDA는 작년 3월에 8000명 이상의 성인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자문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경고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신질환 병력이 있거나 없는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챈틱스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자이반(Zyban), 위약 혹은 니코틴패치를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챈틱스는 중증 신경정신학적 부작용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FDA의 검토관은 자료 수집과 일부 부작용의 중증도에 관한 특징화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은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토관은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FDA 검토관의 예비 검토는 미국에서 이번 주 수요일(현지시간)에 열리는 자문위원회 회의에 앞서 발표된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경고문구의 제거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할 예정이다. FDA는 자문위원회의 권고에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대개 그렇게 한다.
화이자의 심혈관대사 부문 개발책임자인 제임스 러스낙은 임상 현장의 의사들처럼 연구자들도 정해진 임상시험 프로토콜 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다고 하며 부작용으로 보고된 사례들은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는 연구자들에 의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자에 의한 주관적인 판단의 개입 가능성은 챈틱스 치료군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치료그룹에도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에 유럽 규제당국은 대규모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럽에서 챔픽스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 약물의 라벨에서 해당 경고 문구를 삭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챈틱스가 2006년에 처음 출시될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었지만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들이 보고되면서 FDA는 2009년에 해당 블랙박스 경고문을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작년에 챈틱스의 전 세계 매출액은 6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