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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체 제거 중 망막 열공, 과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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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체 제거 중 망막 열공, 과실 인정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08.1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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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세심한 주의 기울이지 않아”

인공수정체 제거 중 황반 주변부 망막에 열공이 발생한 사건을 두고, 재판부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환자 A씨가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363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19990년경 양안 백내장 수술을 받았으나 2010년 7월경 왼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증세가 나타나자 B병원을 찾았다.

B병원 의료진은 좌안 인공수정체 탈구로 진단하고, 좌안 인공수정체 제거 및 이차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어 의료진은 다음 달 수술을 진행했는데 좌안 인공수정체 제거술을 시행하던 중 황반부 근처의 망막과 유리체가 붙어있는 부위에서 망막이 찢어져 구멍이 발생했다.

이에 의료진은 망막 전문의 협조 하에 열공 부위 치료를 위해 인공수정체 제거·유리체 절제술·안내 레이저·실리콘 오일 삽입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8일 만에 퇴원한 A씨는 석 달 가량 지난 11월경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좌안 증식성 유리체망막병증과 좌안 망막박리로 진단한 후 다음날에 망막박리로 인한 안구황폐를 막기 위한 실리콘오일 제거술·부분유리체절제술·공막두르기·실리콘오일 재주입술 등 두 번째 수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두 번째 수술 후 안압이 높게 측정되자 이차 폐쇄각 녹내장 진단 하에 안압을 낮추기 위한 좌안 레이저 홍채절개술과 좌안 섬유주절제술 등 한 달에 걸쳐 2차례 수술을 했으나 지속해서 안압이 높게 측정됐다.

결국 A씨는 좌안 각막혼탁과 빛이 보이지 않는 무광각 상태로 100% 시력을 상실했다. A씨는 B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망막열공 위치가 황반 주변부였고, 망막열공으로 인해 망막박리가 추가적으로 발생해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안압 상승에 따른 녹내장이 이차적으로 발생해 시신경이 손상됐다”며 A씨가 무광각 상태가 된 이유를 지적했다.

다만 “수술 전 현미경검사에서 좌안 인공수정체가 본 위치에서 이탈되긴 했지만 완전히 유리체 쪽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었는데, 수술에 들어가 확인했을 때에는 탈구된 인공수정체가 망막(후유리체) 쪽으로 깊숙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인공수정체에 의한 직접적인 망막손상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하다는 것이 병원 측 주장”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공수정체의 위치에 따라 제거수술의 후유증으로 망박열공이 불가피 하게 발생한다면 수술 전 검사를 세심히 해 탈구된 인공수정체의 위치를 면밀히 확인하고, 그에 따른 수술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탈구된 인공수정체가 유리체 안쪽으로 깊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A씨에게 망막열공·망막박리·후발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농후함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지만 수술 전 검사일이나 1차 수술일 진료·수술기록에서 인공수정체 탈구의 정도·위치 또는 우유리체 쪽으로 깊숙이 떨어져 있다는 취지에 관해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수술 당시 탈구된 인공수정체가 후유리체 쪽으로 깊이 떨어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부동문자로 인쇄돼 있는 서면에 필기구로 몇 군데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 표시를 한 것만으로는 의료진이 원고에게 인공수정체 탈구 정도, 위치에 따른 수술 방법의 선택, 망막열공이나 망막발리 등 수술 후유증 발생 가능성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명의무 위반도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인공수정체 제거수술 도중 망막열공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책임 범위를 7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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