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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종된 서울시醫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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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종된 서울시醫의 리더십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07.2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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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내가 진다. 그게 내 일이니까’

일본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살인사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다리까지 봉쇄하는 초강수를 둔 부하들에게 이들을 지휘한 리더가 하는 말이다.

부하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고 이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리더인 자신이 지겠다는 뜻이다.

최근 서울시의사회는 상임이사회를 열고 회칙 개정과 관련된 사무처 직원 4명을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회의록을 담당한 직원이 속기를 잘못해 대의원들이 의결한 회칙 개정 내용이 뒤바뀐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

이번 회칙 논란이 직원의 잘못된 속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징계를 하겠다는 서울시의사회의 결정은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과연 이 모든 문제가 직원들만의 책임일까?

본래 리더라는 자리는 남을 이끌면서 그들이 속해있는 집단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런데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부하들의 책임만 묻는다면 그 리더는 과연 제대로 된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회칙 논란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누가 봐도 당시 대의원총회를 진행했던 신민호 전 의장이다. 

신 전 의장은 회의 속기록과 회칙이 다르다면서 ‘선출한다’를 ‘선출할 수 있다’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니 회칙 논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회칙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서 응당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과거 촉한의 승상 제갈량은 자신이 아끼던 마속의 실수로 북벌이 실패하자, 마속을 참수해 부하의 책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자신과 조운의 직책을 강등시켜 리더로서 책임을 다했다.

그런데 서울시의사회의 리더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속기를 담당한 직원과 회의록을 작성한 직원, 법제팀장과 사무처 책임자까지 징계했는데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뒤로 빠져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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