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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블레이드 러너(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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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블레이드 러너(1982)
  • 의약뉴스
  • 승인 2016.07.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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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 어려운 미래 예측을 과학자가 아닌 소설가가 자주는 아니고 간혹 해내는 경우가 있다.

조지오웰은 <1984>라는 소설을 통해 빅 브라더가 감시하는 끔찍한 미래사회를 예언했다. 1949년에 소설이 완성됐으니 35년 후의 일이다.

다 알다시피 실제로 1984년에 소설 <1984>년에 나오는 것처럼 완벽한 감시사회는 절반은 실패했다. 빅 브라더가 봐줘서 그런 것은 아니고 기술력 부족 때문이었다.

영화감독도 간혹 이 같은 예측의 대열에 끼어든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1982년에 조지오웰이 그랬던 것과 엇비슷한 기간인 37년 후의 세계인 <블레이드 러너>( 원제: Blade runner)를 만들었다.

올해가 2016년이니 영화의 배경이 된 2019년은 불과 3년 밖에 안 남았다. 소설은 과거로 이미 증명이 됐지만 영화는 비록 3년이라는 짧은 미래라 해도 미래이니 만큼 속단하기는 어렵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과학 기술이 아무리 빨리 발전해도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니 영화가 미래를 너무 앞서갔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2019년 미국 LA는 자주 비가 내린다. 산성비다. 연기가 자주 피어오른다. 공해다. 거리는 복잡하고 고층빌딩 사이로 자동차가 분주히 날아다닌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자동차는 지구는 물론 우주도 종횡무진이다. 인간들은 인간들과 모양이 똑같은 복제인간 이른바 ‘리플리 컨트’ 를 만든다. 복제인간은 힘이 좋고 민첩하며 그들을 만든 유전공학자 만큼의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인간이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은 그들은 노예로 부려 먹기 위해서다. 이들은 포화상태의 지구 대신 우주 개척에 이용되기도 하고 우주전쟁의 전투병으로 소모품 역할을 한다. 생명은 짧아서 겨우 4년을 산다.

우주에 있던 이들 복제인간들은 피로 얼룩진 폭동이후 지구로 잠입한다. 잠입한 복제인간들은 대부분 살해 됐지만 ( 이들의 죽음은 사형이라는 말 대신 은퇴라는 말로 불린다.) 4명은 살아남아 경찰을 골치 아프게 만든다.

전투용 복제인간은 요주의 인물이다. 얼굴은 미녀이나 암살용으로 만든 조라 역시 조심해야 한다. 위안용 프린스는 식민지 군대의 필수품이다. 이들 복제인간은 말하자면 위험하거나 유용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이들은 복제된 후 스스로 감정을 개발하고 미움 사랑 분노 부러움 두려움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한다. 그런 복제인간이 지구로 숨어들었으니 비상이 아니 걸릴 수 없다.

은퇴한 경찰 릭 데커트( 해리슨 포드)는 형사반장의 부름으로 이들을 추격하고 은퇴시키라는 명령을 받는다.

머뭇 거리던 데커트가 승낙을 하고 흐릿한 네온사인이 비치는 거리로 나갈 때 관객들은 데커트와 복제인간의 대결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쫒고 쫒기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인간 감정, 죽음 그리고 사랑이야기 등 뭐 이런 것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예측을 했다면 그 예측은 대충 맞다. 그러니 영화는 굳이 따지자면 해피 앤딩은 아니다. 그렇다고 슬픈 것도 아니다. 희비극을 떠나 어떤 미묘한 울림, 예를 들면 복제인간에 대한 인간의 동정심이나 애처로움 같은 것이 가슴 한 구석에 남는다.

영화가 끝난 후에 같이 본 사람이 있다면 서로에게, 없다면 혼자라도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은 재미있을 거 같다.

데커트가 사랑했던 복제인간 레이철( 숀 영)은 예정된 죽음의 시간표인 4년 후에도 극적으로 살아남아 인간 데커트와 오랜 시간 사랑하고 그들의 자식을 낳을 수 있을까.

복제인간을 쫓던 인간 데커드는 인간이 아니고 사실은 다른 복제인간과 같은 복제인간은 아닐까. 복제인간을 가려내기 위해 아이큐 테스트를 했던 인간은 복제인간보다 아이큐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복제인간 중 하나가 손바닥에 못을 박는 것은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것과 비슷하게 종교적으로 해석이 가능한가.

복제인간을 만든 회사 회장은 생명연장을 원하는 그들의 소원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직 기술이 거기 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일부러 거짓말을 하면서 거절한 것은 아닐까.

만든 지 24시간 후부터 노화가 시작돼 어떤 항바이러스제도 무용지물이라는 말을 듣고 회장의 두 눈을 뽑아 버린 복제인간의 행동은 분노 때문인가 아니면 기록된 저장장치의 실수 때문일까.

이런 자잘한 의문과 확인과정을 거치면서 영화의 뒷 담화를 즐긴다면 멀게만 느껴지던 우주 공간이 나에게도 좀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오래지 않아 현재의 일로 다가올 것만 같은 친근감이 들것이다.

국가: 미국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해리슨 포드, 숀영
평점:

 

: 개봉당시 영화는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이후 한동안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2년 감독 판이 나오면서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앞 다퉈 이 영화의 위대성을 찬양하기에 바빴다. 오늘날 이 영화는 S.F 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3년 후가 기다려진다.

과연 영화대로 복제인간의 시대가 열릴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럴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되지만 세상이란 모를 일이라는 것이 나보다 오래 산 사람들의 이구동성인 것을 보면 그 모를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정말 복제인간이 나타나면 3년이 아닌 한 30년 정도 살게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복제인간은 어린아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성인으로 30년을 살면 진짜 인간처럼 크게 억울해 할 일도 없고 실제 더 살고 싶다고 자신을 만든 회사의 회장을 찾아가서 떼쓰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모든 살아 있는 것의 소멸은 언젠가는 반드시 오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아 허망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은 다른 사람도 할 것이다. 그것이 비록 복제인간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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