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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버려진 개인정보와 고객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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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버려진 개인정보와 고객가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6.07.0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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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자동화시대라지만, 오류는 있는 법.

대형병원에 설치된 무인수납 및 원외처방전 발행기들은 비록 손님들의 대기시간을 크게 줄여주고는 있지만, 과도한 업무(?)량에 지쳐 하루에도 수차례씩 먹통이 되곤 한다.

특히 이 병원의 이 무인수납기는 툭하면 ‘잼’이 걸리곤 하는데, 병원 직원들도 마치 득도한 듯 민원이 발생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미쳐 외부로 내보내지 못한 접수증과 원외처방전들을 꺼내 무인수납기 위에 툭하니 던져놓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그렇게 무심히 던져놓은 종이뭉치들에는 비록, 주민번호 뒷자리는 가려져 있다 하나 환자의 이름과 병원 등록번호, 접수과, 예약일시, 처방받은 약과 처방의사, 처방의사의 면허번호까지 수많은 개인정보들로 가득차 있다.

황당한 순간을 잡지 못한채 넋없이 당하고 보니, 미처 받지 못한 처방전은 어찌하라는 것인지, 어찌하여 내 처방전은 아무런 설명 없이 저 위로 올라간 것인지 무엇엔가 홀린 듯하다.

주인 잃은 넋을 챙길 겨를도 없이 버려진 처방전을 확인하려 그가 처방전들을 던져놓은 무인수납기 위를 돌아보자 이미 나보다 먼저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선배들의 흔적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무인수납기의 과로에 안쓰러워해야 하나, 버려진 내 ‘고객’으로서의 가치에 불쾌해야 하나 혼란스럽다.

이렇게 무책임하게 고개의 눈 앞에서 개인정보를 집어던지고 있지만, 이 병원은 '고객 감동'을 비전으로 내세워 JCI와 복지부 등 온갖 의료기관 인증 평가를 모두 통과했다.

이처럼 개인정보에 둔감한 병원이, 아니 이렇게 무인수납기의 과로가 심한 병원이 이 곳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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