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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지나치게 신중한 침묵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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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지나치게 신중한 침묵 모드
  • 의약뉴스
  • 승인 2016.05.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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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건강의 파수꾼이며 종주단체를 자임하는 의협의 행보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다른 사안도 아니고 국민건강에 관한 그것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도 그 흔한 성명서조차 발표하지 않는 것에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다름 아닌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핵심으로 떠오른 옥시레킷벤키저를 대하는 의협의 행보가 지나치게 신중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많은 수가 이 회사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는 것 처럼 태연한 것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이는 지금까지 보아온 의협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 무슨 이유 때문인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이 손 놓고 있을 때 상대단체인 약사회는 벌써부터 불매운동이나 이 회사 제품인 개비스콘과 스트렙실의 반품활동을 벌이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자율 참여의 독려는 물론 약사회 차원에서도 강도 높은 대응책은 물론 개별 약국 약사들의 동참이 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의협은 병협이나 치협, 한의협 등과 마찬가지로 조용한 행보를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정치권에서도 청문회 등을 준비하고 있으니 사태를 좀 더 지켜보자는 것.

오히려 의협이 나서면 국민들의 오해를 살 수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 의협 관계자의 표현이다. 조용하기는 한의협도 마찬가지다. 옥시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취지와 국민의 분노는 알고 있지만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이런 침묵은 침묵이 아닌 방조나 외면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는 업계 한 관계자의 지적은 눈여겨 볼만하다. 스스로의 이익이나 손해에 대해서도 이처럼 신중모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평소와는 다른 의료계의 이런 신중하고 조심스런 태도는 밝힌 표면적인 이유와는 달리 어떤 다른 밝히고싶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오늘도 국민 건강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의료계 인사들 가운데 많은 수는 왜 국민적 공분을 사는 일에 의협이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은지 의아해 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의료계가 국민 건강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은 많은 국민들의 심정일 것이다.

한편, 가습기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운동연합 등 55개 단체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옥시는 검찰 수사와 국민적 공분 속에 고개를 숙였지만 진상규명과 사태 해결을 위한 게 아니라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10일부터 16일까지를 옥시 제품 집중 불매운동 기간으로 정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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