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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자이'계희연 연구원(경희대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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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자이'계희연 연구원(경희대 01학번)
  • 의약뉴스
  • 승인 2005.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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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젊음은 스스로 빛난다. 굳이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가진 그것은 꿈이라는 것을 품었을 때 더욱더 빛난다. 그만큼 꿈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인생의 가장 값비싼 밑천이며 원천적인 에너지다. 이제 막 두 주먹을 세상밖으로 불쑥 내민 계희연(경희대 01학번, 24) 역시 소박하지만 파닥거리는 꿈을 가진 젊은이다. 약사고시 합격자 발표가 끝난 어느 날 저녁, 그를 만났다.

◇기자, 희연을 만나다.

약사고시가 있던 날, 취재를 위해 새벽부터 광남고를 방문한 기자는 합격을 기원하는 약대생들의 함성속에 덩달아 싱숭생숭해 하며 광남고에 입성했다. 예비약사들은 후배들이 주욱 늘어서 만든 ‘합격기원함성길(?)’을 지나 광남고에 속속 도착했고 그들의 가슴은 기자보다 몇천배는 더 두방망이질 쳤을 것이리라.

인생의 새로운 관문을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찾아간 그곳에서 기자는 한 여학생에게 취재를 요청했고 긴장된 와중에도 흔쾌히 취재의 영광을 안겨준 학생이 바로 경희대학교 01학번 계희연 학생이었다. 그 때의 취재가 인연이 되어 합격자 발표 뒤 그의 이름을 찾아 인터뷰를 요청했다.

◇합격자 발표, 그리고 취업.

4년간 공부한 결과를 한나절에 평가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열심히 공부했고 담담히 시험에 임했다. 그러나 의외의 복병은 약물학 시험에서 튀어나왔고 시험을 보고 돌아나오는 길 수험생들은 웅성거렸다.

“시험을 끝낸 후 약물학에 대해 얘기했을때 답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이번 시험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나 또한 합격자 발표 전 날 많이 떨었고 친구가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려줬을 때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취업한지 일주일 된 신입사원이다. 생애 처음 명함이라는 것도 팠다. 제일 처음 주는 따끈따끈한 명함이라며 기자에게 명함을 내미는 그에게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자의 설레임이 느껴졌다.

‘한국에자이주식회사 의학부 계희연’은 이제 사회인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길에 접어들었다. 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 그는 대부분의 약대생들처럼 약사 면허 취득을 전제로 입사했다.

“합격자 발표 전 날,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손잡고 합격을 기원했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우리들에게 약사 면허라는 것은 단순히 합격을 넘어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다.”

한국에자이 식구들은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준다고.

"학교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첫 직장 다닐때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 목표를 '절대 그만두지 않기'로 잡았다.(웃음) 그런데 우리 회사 분위기는 가족같이 화목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겠다."

<사진2>

◇축구가 재밌던 여자아이, 기타를 치다.

선입견이란 꽤나 재밌는 의외성을 가져다준다. 희연에게 무엇을 좋아하냐고 물었을때 그의 말투처럼 조용조용한 음악감상이나 십자수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자의 우둔한 선입견에 그는 일격을 가했다. 고등학교 다닐때 농구와 축구를 좋아했단다. 게다가 잘 나가는(?) 공격수였단다.

“남녀공학을 다녔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과 우르르 몰려나가 축구를 하곤 했다. 친구들과 함께 뛰는 것이 좋아 길거리 농구대회에도 나갔다”

그는 경희대학교 재학 시절, 'ASTEROID'라는 락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기도 했다.
다섯명의 멤버로 이루어지는만큼 경쟁률도 심했지만 그는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했다.

“'ASTEROID'는 별, 불가사리를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는 줄여서 ‘AS'라고 부르기도 했다.고등학교 다닐때부터 기타를 배우고 싶었는데 운좋게도 ‘AS’에서 베이스기타를 칠 수 있었다. 우리는 아마추어였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 행복했고 그로 인해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약계의 대어가 되길 꿈꾸다.

희연은 어렸을 적 꿈이 ‘화장품 회사 사장’이었을 정도로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 이제는 약사라는 장점을 살려 사람들이 고민하는 피부 트러블을 개선시키고 치료할 수 있는 ‘피부전문약’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약사들이 피부약이나 전문화장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의외로 여태까지 성공한 케이스는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열심히 연구해서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일본인이 많이 기르는 관상어 중에 ‘코이’라는 잉어가 있다. ‘코이’는 작은어항이냐 커다란 수족관이냐 혹은 강물에 방류하느냐에 따라 작게는 5센티미터에서 크게는 12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혹자는 인간의 꿈을 이 ‘코이’라는 물고기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꿈이란 물고기가 처한 환경과도 같다는 것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희연의 꿈은 아직 파릇파릇하다. 젊음이라는 것이 있기에 실현 가능성이 큰 생생한 꿈이다. 그가 지금처럼 큰 꿈을 가지고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밟아가다 보면 지금 현재는 작은 물고기일지라도 어느 순간 강물을 휘젓고 다니는 커다란 물고기가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그가 약계쪽의 거목이 되면 기자가 다시 한번 인터뷰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의약뉴스 박미애 기자(muvic@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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