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7 06:51 (토)
국민건강보험공단 가입자보호실 조준기 실장
상태바
국민건강보험공단 가입자보호실 조준기 실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02.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1>

누구에게나 신입시절은 있다. 멀뚱한 시선으로 민원인을 바라보던 그때 말이다. 조준기(49) 실장도 예외는 아니다.

21년전, 일선 창구에서 보험료 부과징수를 담당하던 그였다. '건강보험'의 핵심은 질병으로부터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창구 너머로 바라본 이웃은 늘 힘겨운 모습이었다.

◇"국민을 위한 공단의 기능변화"

가입자보호업무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됐다. 이미 이성재 이사장이 취임한 2003년 하반기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기능변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마디로 '국민을 위한 보험자로서의 기능강화'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이같은 논의는 가입자보호실의 신설로 이어졌다.

"이전에는 공단의 기능과 업무가 단순히 자격관리나 부험료 부과징수, 급여사후관리 등에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민들의 의료욕구가 다양화되고, 만성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공단은 가입자의 대리인으로, 진정한 보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조 실장은 가입자보호사업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 업무가 적성에 꼭 맞는다고 했다. 젊은 날, 창구 너머로 바라본 가난한 이웃들에게 이제는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답은 국민이다"

"건강보험은 국민만 바라보고 가면 답이 나온다. 국민의 가렵고 아픈 곳이 어디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 실장은 회의 때마다 부하직원들에게 무슨 주문처럼 중얼거린다. 남보다 투철한 직업정신(?) 때문은 아니다. 잠시 초심을 잊고 지내는 직원들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가입자보호업무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런 탓에 가입자보호사업은 시행 첫해 적잖은 성과를 낳았다. 사례관리 수행지사는 당초 15개에서 104개로 확대됐다. 합리적 의료이용 계도 대상자 역시 10만327명에서 12만3천413명으로 늘어났다.

가입자가 병원을 이용할 때 느끼는 고충과 건강상담이 가능하도록 공단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가입자의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위험평가(Health Risk Appraisal)의 개발을 통해 사업의 질적 수준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2>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할 터"

가입자보호사업의 하나로 건강 및 질병에 대한 정보제공을 들 수 있다. 이달부터 건강위험평가 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오는 4월부터는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고혈압이나 당뇨 등 89개 주제에 대해 외부기관의 우수 정보를 연계, 평가해 제공할 계획이다.

또 합리적인 의료이용계도를 위해 병원의 과도한 이용이나 의료쇼핑자를 대상으로 단골의사나 약국 등을 가질 것을 홍보할 방침이다.

이는 합병증을 수반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진단 받고서도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이 주요 대상이다. 병을 악화시키기 전에 치료를 받으면 환자는 물론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 실장은 설명했다.

◇"가입자 고충처리 위해 최선"

공단은 의료이용과정에서 가입자 입은 피해나 고충 등에 대한 구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 실장은 이를 위해 전 지역본부에 고문변호사를 위촉,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대형병원내 건강보험상담센터를 추가로 지정·운영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신속한 불만해소가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일시 장애인'에 대해 휠체어나 목발 등 보장구를 무료로 대여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국민의 의료이용을 부추기는 '허위·과대 의료광고'에 대한 실태조사와 모니터링을 검토하고 있다.

조 실장은 올해는 가입자보호사업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의 기초가 튼실하면 국민 만족도는 자연스레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소외계층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압류 딱지 대신 라면 한 박스"

가입자보호실은 매월초 25명의 직원들이 세미나를 하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업무나 그 외의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한다. '지시'보다는 '자율'이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에 더 좋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선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긍정적인 사고가 나오기 마련이다.

"서로들 머리를 맞대면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소년소녀가장돕기다. 십시일반 갹출한다면 소외된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는 마음이 통한 것이다."

아직은 구상단계라 구체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이는 또다른 가입자보호업무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조 실장이 "생활이 어려운 가정을 방문했을 때, 압류 딱지 대신 라면 박스를 두고 오는 게 어쩌면 공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세월은 흘렀고,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대국민서비스'란 십자가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