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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약대 총동창회 성수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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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약대 총동창회 성수자 회장
  • 의약뉴스
  • 승인 2004.12.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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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떡이 커보여서가 아니다.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약사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노력한만큼의 대가이다. 그러나 이제 국내에서는 그마저도 어렵게 되버렸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 한의사, 약사는 물론 약사끼리도 서로 반목하는 일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약사들은 대한민국 약사사회가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답답하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국내외로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다.
서울시약사회 국제홍보팀장에 이어 최근 덕성약대 총동문회 회장으로 추대된 성수자 회장은 그래서 바쁘다.
문제가 있는 곳은 칼로 째서 수술해야지 그대로 두면 덧나기 마련이라고.
그는 국내 약사사회를 위해, 사랑하는 동료와 후배들을 위해 해외 약사제도를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국내 약사사회에 다시금 따뜻한 봄날이 오게 될 것을 꿈꾸며 열심히 뛰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모교의 총동창회 회장이 된 소감

아주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웃음) 무엇보다 학교의 화합과 단결, 그리고 발전을 위해 힘을 써야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든다. 현재 우리 동창들은 각 분야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국회ㆍ사회ㆍ정치쪽까지 폭 넓은 활동범위를 갖고 있는 동창들이 쭉쭉 뻗어나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모교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우리 덕성여대는 ‘인생을 똑바로 걸어가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학교 이름자체에 덕성인들의 심성이 배어나온다고도 할 수 있다. 덕이란 어떻게 만들어지나. 걸어갈 행에 똑바른 의, 그리고 마음 심자로 이루어진다. 거기에 이룰 성자까지 붙으면 인생을 똑바로 걸어가려는 마음을 갖고 뜻한 바를 이루는 사람들이 덕성인이다. 너무 거창한가.(웃음) 그래도 그게 내가 사랑하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덕성인의 모습이다.

▶학교 다닐 때 꿈은 무엇이었나

나는 처음부터 약사가 꿈이었다. 학교 다닐 때 가운을 입은 약사들을 보면 왠지 순결하고 고고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계속 그리고 또 그렸다. 아주 조그만 약국에서 하얀 약사가운을 입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꿈꿨다.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내가 가진 지식이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너무나도 뿌듯하게 느껴졌다.

-꿈을 이뤘는데 만족하는가

꿈을 이뤘고 현재 만족한다. 내가 남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게 있다는 것이 즐겁다.

▶ 약국에서 일할 때나 동창회 회무 외에 남는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나

남는 시간이 없다. 정말 바쁘게 살고 있다. 현재 동창회장 말고도 서울시약사회 국제홍보팀장을 맡고 있는데다 여약사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그래도 믿고 맡겨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국제홍보팀장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

약사사회에 있어서 한국과 외국의 교류를 돕는 가교역할을 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세계 약사사회의 장단점을 발로 뛰고 눈으로 보고 머리로 연구하면서 배울 것은 배워온다. 사실 우리나라 약사들의 위상은 미국과 유럽에 비하면 많이 뒤처지는 편이다. 내가 하는 일은 외국 약사사회에서 바람직한 것들을 우리나라에서 취할 것은 취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다. 도쿄와 서울 대만 등지에서 2년에 1번 모이는 약사들의 모임이나 미국, 유럽 등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닌다. 얼마 전에는 의약분업에 대해 발표도 했다. 한인 약사회와도 교류를 하고 있다.

-좋은 제도를 끌어오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중복처방’ 제도이다. 외국에서는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리필제도, 즉 중복처방이 가능하다. 만성 질환자들은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하는데 그럴때마다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는 것은 의료비 면에 있어서 국가적인 낭비이고 개인에게도 큰 부담이다. 의료비 절감과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리필제도는 꼭 도입되어야 한다.

또 한가지는 ‘일반약의 활성화’다. 외국은 대부분의 약이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약사들이 다룰 수 있는 약의 범위가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된다. 국내 전문의약품 중 외국에서는 일반의약품인 것들도 굉장히 많다. 현 의약분업 상태에서 일반의약품의 범위가 좁아질수록 약사가 설 곳은 없다. 따라서 약에 대한 전문가인 약사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일반의약품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약대 경쟁률이 매우 높다. 약학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국은 약사가 직업 선호도 1, 2위를 할 정도로 의대보다 약대를 더 많이 선호한다. 약사의 위상이 의사와 동등하다고도 할 수 있다. 나는 약사에 대한 꿈을 가진 후배들이 많은 것을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약학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 부모님의 뒷바라지도 크겠지만 사회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항상 ‘사회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약사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환원하면서 살아야 한다. 약과 국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지나친 영리추구를 경계해야 한다. 그런 정신으로 하면 약사의 위상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약사문제 중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

‘동네약국살리기’다. 동네약국을 살려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문약을 줄이고 일반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또한 처방전 건수에 반비례해 조제료를 차등적용해야 한다. 즉 처방전이 조금 나오는 곳은 조제료를 가산해주고 처방전이 많은 곳은 조제료를 그보다 적게 주어야 한다.

▶ 내년 동창회 사업 중 가장 중점적인 것

홈페이지를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학교 다닐때는 함께였던 동창들이 이제 각자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있다. 매일매일 얼굴을 마주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매일 만나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지 않겠나(웃음)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홈페이지활성화다. 홈페이지에서 매일 서로의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동창들이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을 배치해 반짝반짝 빛나는 홈페이지로 만들 것이다. 국제시대니까 영어공부도 할 수 있도록 하고 홈페이지 방문이 즐겁게 느껴지도록 정보통신이사와 다른 임원진들과 의논 중이다. 또한 닫힌 회무가 아닌 열린 회무로 회원들이 동창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열린 홈페이지로 만들것이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성 회장의 눈은 반짝거렸다. 해외 약사들의 높은 위상과는 달리 답답한 국내제도의 현실을 느낄 때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고 했다.
열심히 뛰면서 배우고 알리다보면 언젠가는 국내 약사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을 굳게 믿는다면서. 꿈과 신념에 가득찬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는 아직도 하얀 약사가운을 입고 꿈을 꾸고 있는 20살 여대생의 모습이었다.
진정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모교를 사랑하고 동료들을 사랑한다는 성 회장은 인터뷰 끝에 ‘사랑이 없는 약사는 약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약사사랑이 국내 약사사회라는 돛단배에 순풍을 불어넣어 머나먼 바다를 순항해 또다른 신대륙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의약뉴스 박미애 기자 (muvic@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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