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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의협 토론회 의미를 부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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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의협 토론회 의미를 부여한다면
  • 의약뉴스
  • 승인 2015.11.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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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이익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의미 있는 토론회를 잇달아 열었다.

흔한 것이 토론회인데 의미를 두는 것은 그동안의 의협 주최 토론회가 대개 의사회원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던데 반해 이전 주에 열린 토론회는 그 이전의 토론회와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의협은 지난 23일에는 대한의학회(회장 이윤성)주관으로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를 열었고 이틀 후인 25일에는 ‘개원가 의사를 위한 프로포폴 진정 임상지침 마련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먼저 열린 의료일원화 토론회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그런데 토론회는 의료계의 의견 수렴의 장 뿐 만 아니라 의료일원화 추진에 대한 원칙(안)이 발표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가운데는 원칙 안을 합의 없이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은 원칙 안을 내부 합의 없이 추진하면 제대로 된 논의도 하지 못하고 좌초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이날 원칙 안이 발표되는 줄도 모르고 참여한 인사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추무진 의협회장은 소개된 원칙은 상임사회에서 의견을 취합 중에 있으므로 취합 되는대로 안으로 확정해 제시할 예정이고 의견 취합은 다양한 방법이 동원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추진 안은 이미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통해 보건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한의협은 지난 25일 배포한 설명 자료를 통해 “협의체 구성원인 의학회 장성구 부회장이 지난 23일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협의체의 메인 초점은 의료일원화’라고 말했는데 이는 의협을 포함한 의료계의 바람을 담은 잘못된 사실이고 협의체 논의 주제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라고 밝혀 추진 안이 이미 한의협에 전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의협은 의협과 의학회가 지난 19일 열린 협의체에서 제시한 의료일원화 추진 제안문(안)을 공개했는데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의협은 ‘의협·의학회·한의협·한의학회·복지부는 국민의료향상과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의 정립,의료분야 백년대계를 위해 아래와 같이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 원칙과 의료일원화 세부 추진 원칙에 합의하고 의료일원화 추진 제반 사항 논의와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 등을 위해 4개 단체가 참여하는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12월 14일부터 가동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 복지부는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 간사로 참여하고, 교육과정 통합, 면허통합 등을 위해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진행하여 제반 제도를 정비한다는 것이다.

한의협의 이 같은 문건 공개는 의견수렴이라는 추무진 회장의 발언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의사들의 외곽단체인 전국의사총연합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추무진 회장과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의총의 주장에 따르면 추 회장은 지난 18일 의협 상임이사회에 의협과 의학회의 합의문이란 문건을 상정해 논의를 했고 당시 대부분 상임이사들이 반대하자 추회장이 독단으로 복지부와 한의협에 안을 제시했다는 것.

토론회 전에 합의문을 제시해 놓고 정작 토론회 당일에는 의견을 취합한다고 한 것은 회원과 상임이사들을 기만했다고 보는 것이다.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저지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에 최선을 다해도 모자란 시기에 먼저 의료일원화 논의를 꺼내고 일정기간 보수교육을 받으면 한의사가 통합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먼저 했고 이는 여론상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저지의 명분을 희석시키는 배신행위라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이다. 의협 주관 토론회가 또다른 의사단체에 의해 비판이 대상이 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25일 열린 ‘개원가 의사를 위한 프로포폴 진정 임상지침 마련 관련 토론회’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 토론회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프로포폴에 대한 의료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만든 임상지침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였으나 실제 토론회에선 현실성이 없는 지침이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과 함께 지침이 아닌 규제화로 의사들을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대한외과의사회 천영덕 보험이사는 “정상적인 의학교육과 수련을 받은 전문의라면 프로포폴 사용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호흡정지나 심정지 상태에 대해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임상지침이 추가적인 옥상옥을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플로어 토론에서도 지침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대한평의사회 이동욱 대표는 “교육을 받지 않으면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규제”라며 “의료법상 의사가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은 없는데 프로포폴을 그런 약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김동석 전 기획이사도 “윤리교육을 받지 않아서 오남용하는 게 아니라 윤리교육을 받아도 오남용 할 수 있고 이는 개인 자질 문제”라며 “오늘 임상지침 토론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프로포폴을 쓰지 말아야 겠다는 것 뿐”이라고 질타했다.

의협 조현호 의무이사도 “‘진정 담당자를 의협에서 인증한 프로포폴 진정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진정 관리 의사와 진정 감시 의료진으로 제한해야한다’는 문구는 문제가 많다”며 “의협의 교육을 받지 못한 의사는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진정 관리의사와 진정감시 의료진으로 교육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로 수정돼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적으로 내시경시 옆으로 누워있기 때문에 혈압을 잴 수가 없는데 3~5분 간격으로 혈압을 재라는 건 말도 안 되기 때문에 아예 빼버리는 게 낫고 심장제세동기 구비도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개원의 중 이걸 누가 구비해놓고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성 있게 만들어야하고 가이드라인에 강요하는 듯한 문구를 만들면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토론회가 끝난 다음날인 26일 대개협 김재연 보험이사도 설명자료를 통해 “의협의 프로포폴 가이드라인을 폐기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는 “전신마취는 1년 동안 560만 건 시행되는 동안 소송까지 번진 의료사고는 50건이며, 프로포폴의 경우 1년 동안 500만 건 시행돼 소송이 진행된 의료사고는 35건으로 프로포폴이 특별히 위험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약물 중 의사가 사용하면 불법이 되는 약물은 없는데 프로포폴만 유독 윤리교육과 정기교육을 안 받으면 불법이 된다는 게 말이 안되고 프로포폴보다 위험한 약물이 더 많은데 그런 것도 앞으로 교육을 받고 써야 하냐”고 지적했다.

“회원들에게 또 하나의 규제를 강요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 각 직역 간 분열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보건복지부의 전략에 의협이 말려든 것”이라면서 “의협의 마취통증의학과 직역을 위한 가이드라인 폐기와 합리적인 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토론회 역시 회원들의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의협의 두 토론회가 매우 의미있는 토론회 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의료일원화나 한의사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독점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직역에 대한 인정이며 이는 국민이 바라는 바다.

프로포폴 규제는 현재 나온 것보다도 더욱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 막무가내 식으로 사용되는 개원가의 프로포폴로 인한 부작용은 심각한 수준이며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프로포폴의 오남용은 국민건강 위해 요인으로 보인다.

의협이 뒤늦게나마 이런 대책을 마련한 것은 그 심각성을 일깨우고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 안전한 약물은 단 하도 없다. 만에 하나 그것이 국민건강을 해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것이라면 어떤 규제도 찬성해야 마땅하다.

최소한의 한도내에서 그것도 반드시 필요한 의학적 소견이 있을 때에만 프로포폴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이를 어겼을 경우 엄격한 패널티가 적용되야 한다.

프로포롤로 인한 사고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나아갈 길은 바로 이런 것이다.

회원의 이익도 좋지만 국민건강이 그에 앞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단기간에는 손해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보면 협회도 살고 개원가 의사들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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