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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전공의 폭행사건 나비효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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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전공의 폭행사건 나비효과 심각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10.2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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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임위, 레지던트 감축...대전협도 대책 마련 나서

지난 8일 보건복지부 종합국감장에서 한 여성 전공의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그녀는 전공의 선후배간 폭언 및 폭행사건에 대해 증언을 했고, 이는 태풍을 불러온 나비의 날개짓이 됐다.

앞서 길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A씨(남자)는 2012년 9월부터 7개월간 수차례 후배 전공의 B(여) 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가했다.

A씨는 B씨에게 욕설을 하고 음료수 병을 던져 폭행하고,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으며 B씨를 무릎 꿇게 하거나 반성문을 쓰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일 열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배 전공의인 A씨(남자)가 여자 후배인 B씨에게 야만적인 행위를 했는데 병원 측은 수수방관해 결국 B씨가 병원을 사직했다”면서 “A씨를 일벌백계해 야만적인 전공의 폭행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목희 의원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B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가한 혐의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길병원은 2013년 11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해임했다.

그런데 문제는 A씨는 법원에 전공의 지위를 보전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한 달 만인 2013년 12월 복직에 성공한 것.

A씨가 병원에 복직한 후 같은 조에서 당직까지 서게 되자 B씨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B씨는 “애초 A씨와 같은 조가 아니었는데 선배 전공의가 강압적으로 당직을 지시해 결국 지난해 2월 병원을 그만두고 무직상태”라고 밝혔다.

이목희 의원이 길병원과 복지부에 A씨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자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대한병원협회 병원신임위원회에서 회의를 열어 해당 병원 측에 A씨의 수련을 중지시킬 것을 권고했고 아울러 병원에 대해서는 전공의 정원 감축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남 길병원 제2진료부원장도 “저희 병원이 안이하게 생각했다”며 “병원신임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시작된 전공의 폭행에 관련된 후폭풍은 그대로 의료계를 덮쳤다.

복지부는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서면답변 자료를 통해 “병협 신임실행위원회는 이번 사건의 가해 전공의가 수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련중단 등 조치를 취하도록 병원에 권고했다”며 “권고에 따라 가해 전공의에게 정직처분을 내릴 경우 2016년 1월 시행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길병원에게도 전공의 정원 감축이라는 페널티가 부여됐다.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26일 제2차 병원신임위원회를 열고 정형외과 전공의 선후배 간 폭생 사건이 발생한 길병원에 대해 해당 과의 전공의 정원 1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

이에 따라 길병원 정형외과는 내년부터 현행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현행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병원신임위에 따르면 길병원은 후배 전공의를 폭행한 정형외과 전공의 A씨에 대해 4개월 수련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에 따라 A씨는 이번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 자격도 잃게 됐다.

길병원은 가해 전공의와 피해 전공의가 같은 공간에서 당직근무를 하도록 하는 등 폭력 사태를 방관한 책임을 물어 정형외과 교수 전원에 대해 감봉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또 전공의 폭행 사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졌던 전공의간 폭행 문제를 제대로 반성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게 대전협의 뜻이다.

대전협 송명제 회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형외과가 수련환경이 매우 어렵고 가혹하다보니 이를 해소하려는 방법으로 물리적인 폭력이 동원되고 있다”며 “하지만 사회 통념상 어떤 경우에도 용납이 안 되는 경우가 몇 가지 있고 그중 하나가 폭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전협도 이제는 전공의간 폭행을 근절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그간 폭력에 대해서 전공의들 사이에서 쉬쉬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이대로 쉬쉬하는 건 문제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규정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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