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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떠나는 장관과 오는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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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떠나는 장관과 오는 장관
  • 의약뉴스
  • 승인 2015.08.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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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떠나고 그 자리에 정진엽 장관이 취임했다. 평소 정부부처 가운데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복지부이지만 문 장관 재임시 국가적 재앙인 메르스로 인해 복지부를 달리 봐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장관은 지난 2013년 12월 취임했으니 재임기간은 1년 9개월 정도이다.

그는 퇴임사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를 극복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소회를 밝혔다. 메르스를 극복했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지만 사실 메르스는 한국에서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확산세가 주춤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퇴임하면서 문장관이 극복했다고 한 것은 아마도 메르스로 인해 재임시 받은 고통이 어마어마 하게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찌됐든 문장관은 물러났다. 기초연금 도입이라는 난제도 풀었고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복지 3법 입법을 위해 노력한 점은 공으로 남을 것이다.

또 그가 말하지 않았어도 다 아는 4대 중증질환 지원 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 어린이집 CC TV설치 등의 성과도 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담뱃값 인상도 그의 재임시에 이뤄졌다. 하지만 심혈을 기울였던 원격의료나 영리병원 등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메르스를 극복했다고 하지만 메르스로 인해 발등이 불이 떨어진 국가방역체계의 완성은 이루지 못했다. 이는 모두 후임인 정진엽 장관으로 몫으로 남게됐다. 52대 복지부장관으로 취임한 정 장관은 취임일성으로 국가방역체계 재정비를 들고 나왔다.

메르스를 통해 신종 감염병의 유행이 방역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전체의 각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보건의료체계가 신종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는 데 취약하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따라가 그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발생할 수 있는 미지의 감염병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 방역체계의 틀을 재정비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이를 의식하듯 정장관은 투명한 위기대응체계를 만들어 위기 소통 능력을 키우고 방역 조직과 인력을 강화해 일사 분란한 지휘체계를 만드는 한편, 의료기관의 감염 예방과 국민의 의료이용 문화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역설했다.

정장관은 또 문장관이 해내지 못한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을 비롯한 각종 보장성 강화 계획 등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자신이 비록 복지전문가는 아니지만 30년 동안 현장에서 뇌성마비와 같은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치료한 의료인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어려운 분들이 힘든 순간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고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었다는 것.

문 장관은 또 아동, 노인, 장애인 그리고 저소득층 등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고, 이 분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내년부터 시작하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장관은 또 우수한 의료기술과 IT기술을 발판으로 보건의료 산업을 세계화해야하는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가지고 있어 보건의료 산업을 세계화하는 것은 우리의 새로운 과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복지부는 이 분야에 선도적으로 나서서 국민들에게 최대한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건의료 산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건의료에 관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관련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권위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처를 찾는 모든 분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배려하여, 모든 부처 중에서 가장 밝고, 친절하고, 활기찬 부처라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하자는 거대한 포부도 밝혔다.

정장관이 취임사에서 밝인 이런 내용들이 잘 수행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가 퇴임할 때 이런 과제들을 차질없이 수행한 것에 대해 직원들과 함께 감사함을 표하는 날이 오기를 역시 기대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국가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록 보건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높고 세밀하다.

우리가 지금 가는 길이 비록 멀고 험하다 할지라고 다른 어느 것보다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보건복지임을 명심한다면 장관의 이런 다짐들은 일견 당연하다 하겠다.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과 사회양극화는 민심을 어지럽히는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도 정관관은 직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 해결에도 장관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복지부장관이 이 모든 것을 속 시원히 해결하는 솔로몬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질병과 치료에서만큼은 남녀노소, 빈부격차 없이 차별받지 않는다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정책의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하는 것 역시 복지부의 몫이다. 이 모든 다짐과 각오들이 정장관 재임시에 깔끔하게 정리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재임중에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문형표 전장관의 당부를 정 장관에게 전하고자한다.

떠나는 문장관이 냉정한 퇴임사를 했다면 정장관의 취임사는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냉정과 열정의 적절한 조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가슴으로 현세대는 물론 우리 자손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균형 있고 행복한 복지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힘을 써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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