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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계약, 비공개 '밤샘 마라톤'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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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계약, 비공개 '밤샘 마라톤' 협상
  • 의약뉴스
  • 승인 2004.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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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의약계 담판 결렬...15일 양측 입장 발표
공단과 의약계가 수가계약 체결 시한을 하루를 앞둔 14일까지 가닥을 잡지 못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15일 새벽 1시까지 공단과 의약계의 줄다리기가 계속된 것.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성재 이사장과 의약계 회장단은 밤샘 마라톤 협상을 갖고 담판을 시도했으나, 끝내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공단은 지난 13일 오전 제4차 실무협상에서 제시한 1.82% 인상안에서 다소 상향조정된 2.64%안을 내놓은 반면 요양급여비용협의회는 "마지노선은 3% 이상"이라고 팽팽히 맞섰다.

공단이 제시한 1.82% 인상안은 당초 인제대 김진현 교수가 연구결과를 통해 내놓았던 '-2.08% 인하안'에 의료 물가인상분을 반영한 수치이며, 이날 상향조정된 수정안은 실질 GDP 증가율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요양급여협의회는 수정안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의약계 단일안인 '3.5% 인상안'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양측 협상 실무자의 반응에서도 잘 나타난다.

공단 실무자는 "회의는 진전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 잘 되려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조그만 더 두고보자"며 곤혹스런 모습을 보였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실무자 역시 "공단이 다소 진전된 수정안을 내놓았다"면서도 "협상이 잘 진행될지는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표 회담에 앞서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오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은 적어도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3% 이상"이라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다만 최종 수가협상이 불발로 끝날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15일 양측이 공식 협상결렬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최근 복지부가 "시간을 갖고 충분히 대화하라"는 주문을 공단측에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정심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에 양측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

수가계약 문제가 건정심의 손으로 넘어갈 경우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11일 건정심(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 2년간 불참했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복귀를 선언하면서 '2% 미만의 수가 인상' 입장을 밝힌 것도 요인중의 하나다.

요양급여협의회가 기존 안이 아니더라도 계약성사를 위해 조금 양보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띠고 있는 것도 이같은 득실계산 차원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조기영 보험이사는 "우리가 일면 양보하겠다는 측면은 16일로 예정된 건정심까지 갈 경우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조 이사는 "건정심에서 강제 조정된 안과 공단이 제시한 수치가 비슷하다면 공단과 계약을 하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공단도 이번 수가계약 체결성사를 통해 제도에 대한 대외적인 불신을 불식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수 차례 공언한 바 있다.

매번 수가계약 체결이 실패로 끝날 경우 공단의 협상력 부재는 물론 국민의 비난여론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수가계약 기한인 15일 양측은 명분쌓기와 실리찾기 차원에서도 마라톤 협상 결과를 토대로 보다 적극적인 해법 찾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수가계약이 불발로 그치게 되면 건정심은 보름간의 심의 과정을 거친 뒤 11월30일 복지부장관이 2005년도 수가를 고시하게 된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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