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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제3의 사나이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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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제3의 사나이 (1949)
  • 의약뉴스
  • 승인 2015.04.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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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자가 죽었다. 남자의 친구는 접근해 온다. 여자도 싫지 않다.

그런데 죽었던 남자가 살아 돌아왔다. 남자는 쫓기고 있다. 남자의 친구는 도망가는 친구를 도와주기는커녕 함정을 파 놓는다. 남자는 총에 맞고 진짜 죽는다.

남자의 친구는 다시 여자에게 다가선다. 이때 여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친구의 청을 받아야하는가, 아니면 모른척하고 쌀쌀맞게 굴어야 하나.

케럴 리드 감독의 <제3의 사나이>( The third man)는 이런 여자와 두 명의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는 2차 대전 후 승전국이 된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 4개국이 통치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수요와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취급하는 암시장. 구두 시계 의약품 등이 넘쳐난다.

 

미국의 이류 소설가 홀리 (조지프 코튼)는 친구 해리(오손 웰즈, <시민케인>을 만든 바로 그 감독)가 일자리를 준다는 말에 서투른 독일어가 통용되는 비엔나로 온다.

그런데 바로 10분전에 해리가 트럭에 치여 즉사했다는 말을 듣는다. 이상한 죽음을 직감한 홀리는 주변을 탐문한 결과 해리의 죽음 현장에는 2명의 친구 외에 한 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른바 제 3의 사나이다.

홀리는 해리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그의 여자인 안나( 알리다 발리)와 친해진다. 정교하게 위조한 가짜여권을 사용하는 안나는 러시아 구역에 있는 카사노바 클럽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경찰은 안나의 집을 수색하면서 해리와 주고받은 연애편지를 압수한다. 경찰도 이제는 해리가 죽지 않고 어딘가 숨어 있다는 심증을 굳힌다.

해리가 군병원의 약품 구매자와 함께 암시장에서 아이나 임신부는 물론 중환자들에게 희석된 가짜 페니실린을 판매하는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도 속속 드러난다. 해리는 죽음을 위장하고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해리의 관리인이 증언을 하겠다고 했지만 관리인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다. 사건은 점차 미궁으로 빠져 든다.

켈러웨이 소령( 트레버 하워드) 은 묘지를 파보는데 관에는 해리가 아닌 군병원 약품 담당자의 시체가 들어있다.

이제 해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어두운 골목길의 어느 집 앞에 고양이가 커다란 구두를 신은 사내의 발을 정성스럽게 핥는다. 해리만 따르는 그의 고양이다. 홀리와 해리는 극적으로 만난다.

켈러웨이의 추적은 집요하다. 홀리는 해리를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켈러웨이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해리 때문에 병동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난 후 그를 도와줄 수 없다는 양심상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다.

함정에 빠진 해리는 다뉴브 강으로 흐르는 지하 하수구에 숨어든다. 플래시, 횃불, 그림자, 증파된 병력.

해리는 고양이 앞의 쥐 신세다.

쫒고 쫒기는 추격전 끝에 해리는 안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끝내 총에 맞아 죽는다.

해리의 진짜 장례식.

스푼으로 흙 한 줌을 묘지에 뿌린 여자는 키 큰 가로수 사이길로 걸어간다.

켈러웨이의 지프차를 타고 가던 홀리는 내려서 걸어오는 여자를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기다린다. 하지만 여자는 홀리를 못 본 척 지나친다.

불쌍한 해리라고 안타까워하는 안나에게 그 해리가 당신을 버렸다고 말을 해도 그가 덮어준 코트를 던졌듯이 홀리를 외면하고 앞서간다.

이제 남자가 할 일은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이고 성냥골을 집어 던지는 일 뿐이다. 늦가을 낙엽이 진 거리가 스산하다. 이 라스트 신은 영화사에 아주 멋진 결말로 지금도 오르내리고 있다.

국가: 영국
감독: 케럴 리드
출연: 조지프 코튼, 오선 웰즈, 알리다 발리
평점:

 

 

 

팁: 한국에서도 여러 번 상영됐다. 전쟁 직후인 1954년 첫 상영된 후 2년 후 재개봉됐다. 70~80년대 텔레비전 명화극장에서도 곧잘 나왔다. 그 때마다 세련된 허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수작으로 소개됐다.

영국영화연구소가 뽑은 20세기 최고의 영국영화 100선 가운데 첫 번째로 뽑혔다고 한다. 거리에서 촬영된 당시 비엔나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흑백 TV가 보여주는 우수어린 정감, 트렌치코트 ,담배, 가죽가방은 필름 르와르 작품의 배경으로 딱 들어맞는다.

제 3의 사나이라는 단어는 자주 나오지 않는다. 납치되듯이 문학 강연장에 온 홀리는 앞으로 책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예, 제목은 제 3의 사나이, 살인에 관한 소설입니다 라고 대답한다.

안톤 카라스가 치터( Zither, 골무로 줄을 뜯어 음을 내는 현악기의 일종) 로 연주하는 음악이 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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