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무서운 것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미처 대피할 새도 없이 일어나니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복잡다난해서 원천적으로 재난을 피할 수는 없다.
천재지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인재라 해도 천재에 준하는 경우 역시 인명이나 재산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는 있다.
바로 체계적이고 신속한 구조 활동으로 가능한 일이다. 세월호 참사처럼 초기 대응에 실패하거나 우왕좌왕 하지 않기 위해서는 실전과 같은 많은 훈련과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하다.
재난구조의 핵심은 인명이다.
재물피해가 아무리 커도 인명피해가 없다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인명만큼 소중하고 값진 것은 없다. 재난에서 인명을 구제할 핵심 요소는 병원이고 의사다.
재난 근처에 병원에 있고 신속히 옮겨진 환자는 준비된 의료 인력으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다.
재난을 당한 인명은 촌각을 다투는 생명의 위급을 겪는 경우가 많다. 초기 대응이 그래서 중요하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전 부처 합동 안전혁신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복지부는 계획 수립에 맞춰 재난거점병원을 현재 20개에서 올해 내 최대 41곳까지 확대하고,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왜 이런 일을 진작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할 필요는 없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라고 세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일정을 수행한다면 칭찬받을 만하다.
재난이 발생하면 관련 인력의 신속한 출동과 의료지원이 가능하도록 응급의료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플랜의 핵심이다.
정부가 할 일은 바로 이런 것이다. 위기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 말이다. 재난현장에 파견된 의료진은 중상자를 수용할 수 있는 거점병원인 권역응급의료 센터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에 따른 시설과 장비는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복지부의 복안이다. 특히 계획 첫해인 올해는 환자가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는 예비병상을 확보하고 제염제독 시설을 6개소나 확보할 계획이다.
현장응급의료지원 차량을 신규 배치하는 곳은 17개소에 달하고 시설개선이나 지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시설이 준비되면 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복지부는 이미 지난 1~2월 두 달에 걸쳐 지자체 공무원 대상 재난의료교육을 (대한응급의학회 주관으로 이론 및 실습훈련 실시)성공적으로 마쳤다.
의료인에 대한 교육·훈련도 도입하고 지역별 재난의료 전문인력 양성(재난의료 매뉴얼 및 교육과정 개발 등 추진)확충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는 복지부의 이런 노력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했던 24시간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은 신속한 사고 파악과 상황전파 등을 위해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3명의 의료인력을 비상시에 쓸 수 있도록 상시 배치하고 전국 응급의료기관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유사시 즉각적인 상황전파와 의료진 동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와함께 복지부는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감염병 대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역시 재난과 마찬가지로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기 때문이다.
미리 병을 얻고 치료하기 보다는 사전에 선제적으로 감염병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이를 위해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바림직한 방향이다. 복지부는 오는 5월부터 영유아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감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형성을 위해 홍보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특히 신종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 및 고도격리병상(2014년 17개소 540병상→2015년 19개소 600병상)을 신속히 확충할 계획이다.
안전관련 제도 개선에 주력하는 복지부의 이런 노력은 매우 가상하다. 우리는 앞서 지적한 대로 정부의 재난구조 노력에 거듭 박수를 보내면서 계획했던 사항들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