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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아마데우스(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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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아마데우스(1984)
  • 의약뉴스
  • 승인 2015.03.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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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오만하고 음탕하다. 버릇없고 무례하며 시건방지고 괴팍하고 때로는 바보같다.

웃음은 호탕하기보다 괴기스럽다. 훈남과는 거리가 먼 꺼벙이 스타일이다. 용모와 행동이 재능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신의 조화다. 과연 그런가. 신은 공평한가.

재능을 주었으면 그에 걸맞은 예의와 도덕도 주어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하다. 허면 신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나.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미궁이다.

체코 출신의 밀로스 포먼 감독은 <아메데우스>(원제: Amadeus) 를 통해 천재 작곡가 볼프강  모차르트(톰 헐스) 의 일생을 그와 대적하는 둔재 살리에르( 프랭크 머레이 아브라함)와 대조시키면서 이런 의문에 대한 답도 내놓고 새로운 의문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국정 음악장인 살리에르는 모차르트가 천재라는 것을 안다. (주로 숨어서 그의 연주를 훔쳐 보는데 분해 하면서도 부러워 하는 표정연기가 좋다.) 보통의 사람들은 천재와 둔재를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살리에르는 구별할 줄은 안다.

여기서 불행이 싹튼다. 자신에게는 모차르트가 갖고 있는 천재성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재에게는 약점이 많이 있다. 살리에르가 갖고 있는 예의 바름, 신의 대한 공경, 모범적 생활이 그에게는 없다.

살리에르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마침내 신의 피조물을 불태우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한다. 싸가지 없는 인간이 오직 천재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그것도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닌 순전히 신이 내린 선물로 인해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

신이 존재한다면 악한 모차르트에게 재능을 부여할 것이 아니라 선한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누구나 가져볼 만한 상식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이런 행동에 면죄부를 준다.

모차르트가 죽고 그는 32년을 고통 속에서 살다 어느 눈 내리는 겨울 날 자살을 시도한다.

깨어난 그는 언제나 자신 만만 하지만 음악가 작곡가 지휘자 앞에서는 왠지 주눅이 드는 젊은 수도사에게 자신이 모차르트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과정을 회상 형식으로 들려준다.

보잘 것 없는 시골 소년 모차르트는 유명한 작곡가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비엔나에서 성공가도를 달린다. 두 팔을 앞뒤로 흔들고 구부리고 주먹을 쥐고 펴고 찌르는 그의 연주( 당시는 지휘봉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에 수준 높은 관객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점잖은 것이 특징인 대주교나 왕실의 협잡꾼 들은 자유분방하고 시시덕거리기 좋아하는 그런 녀석이 환호 받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 중심에 살리에르가 있다.

독일인 이탈리아인 유대인의 피가 비슷하게 섞인 모차르트는 독일어로 된 오페라가 나와 평민들도 즐겨야 한다는 분위기에 따라 오페라 곡을 작곡한다.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황제( 제프리 존스)도 만족한다. 그가 명성을 얻을수록 험담도 늘어난다.

창녀와 놀아나 베토벤과 함께 매독에 걸리자 치료제로 알려진 수은을 많이 먹어 결국 중독으로 죽거나 작곡가의 소리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의 상스럽고 괴기스러운 웃음을 지었다는 이야기들이 늙은 살리에르의 입을 통해 수도승에게 전해진다.

왕은 조카인 13살짜리 공주의 음악교사를 구한다. 마침 씀씀이가 헤퍼 파산직전인 모차르트가 적임자로 떠오른다. 궁정의 대신들은 심사를 위해 그에게 작품을 내라고 요구한다.

모차르트는 어이가 없다. 음악에 문외한인 그들이 천재인 자신의 음악을 심사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차르트는 돈이 없을 지언 정 자존심을 팔지 않는다.

살림을 하는 아내 (엘리자베스 베리지)는 다르다. 살리에르에게 작품을 보여 주면서 간청한다.

복사본을 만들지 않아 원본인 작품을 받아 든 살리에르. 초고 였음에도 수정한 곳은 한 곳도 없고 머릿속에 완성한 것을 단지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한데도 평생 들어 보지 못한 노래는 음표 하나만 바뀌어도 어색하고 한 소절만 틀려도 전체 구성이 무너져 내릴 만큼 완벽하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 신의 작품이다. 살리에리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손은 떨린다. 그는 모차르트의 부인을 돌려보내면서 나는 유부녀라고  백치미를 뽑내는 그녀에게 오늘 밤 다시 오라고 말한다.

살리에르는 간절히 기원한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하느님에 그에게 온 것처럼 자신에게도 와달라고, 진정한 음악으로 자신을 채워 달라고 그래서 당신의 사랑을 깨닫게 해달라고 흐느낀다. 자비의 하느님은 없고 고통의 하느님만이 가득한 가운데 부인의 노크 소리가 들린다. 그는 스스로 옷을 벗는 부인을 내친다.

그는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고 자신을 도구로 쓰지 않는 신을 버린다. 오만하고 지저분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녀석을 선택한 대가다. 그가 재능만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만을 준 신은 더 이상 그가 기댈 신이 아니다. 십자가에 묶인 예수상은 불구덩이에 던져진다.

그리고 그는 이을 악물고 다짐한다. 당신의 피조물을 해치겠다. 이후 모차르트는 살리에르의 공작으로 빠르게 죽음의 길로 치닫는다. 성적타락을 소문내 가정교사 자리를 얻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궁핍한 그의 생활고를 이용해 파멸의 길로 이끈다.

유럽을 뒤흔들 오페라 곡 ‘피가로의 결혼’을 황제가 금지했다는 이유로 방해하고 잘츠부르크에 있는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죽자 그를 위한 진혼곡을 써달라고 돈으로 유혹한다.

사실은 그가 죽으면 곡을 가로채 자신이 작곡한 것으로 꾸며 장례식 때 연주하려는 만행을 꾸민다. 그가 고용한 하녀는 모차르트의 일거수일투족을 그에게 보고한다.

바흐의 곡을 엎어져서 연주하고 누워서 연주하고 헨델을 싫어서 연주하지 않는데 살르에르의 곡은 애송이로 취급해 모욕한다. 그가 적의를 불태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비 내리는 어느 날 모차르트는 죽는다. 고상한 것에 넌덜머리를 내고 어린애처럼 세상을 거꾸로 보기를 좋아했던 모차르트는 다른 시체와 함께 미리 파놓은 구덩이 속으로 던져진다.

자신이 저질스럽다는 것을 알지만 음악은 아니다 라고 황제 앞에서도 당당했던 천재 모차르트는 세상과 이렇게 하직한다.( 실제 모차르트의 삶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영화는 허구다. 하지만 이 영화 이후 모차르트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치솟았다고 한다. 그의 음반이 수백 만 장이나 팔렸다나. )

국가: 미국
감독: 밀로스 포먼
출연: 톰 헐스, 프랭크 머레이 아브라함
평점:

 

팁: 보통사람의 대변자이면서 모든 평범한 사람의 챔피언이었던 살리에르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돈 조반니’의 소절이 계속될수록 자신의 패배가 더욱 참담한 것을 신부에게 고백했다.

그는 죽어서 더욱 유명해 졌지만 자신은 잊혀 졌다고 눈물로 참회했다. 살리에르의 광기와 모차르트의 해괴한 웃음은 두 주연배우가 제대로 소화해 냈다. 아카데미 작품, 감독, 남우주연상(프랭크 머레이 아브라함) 등 무려 8개 부분 상을 석권했다.

천재도 자신이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는 살리에르가 자신을 위대한 작곡가라고 말하자 정말인가? 반문하면서 감격해 한다. 천재도 누군가 자신을 인정해 줘야 비로소 천재가 되는 것이다. 천재를 알아본 살리에르 역시 또 다른 천재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이 영화를 보면 누구라도 언젠가는 빠져야 할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로 풍덩 들어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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